미디어데이를 뒤흔든 전태풍. (사진=KBL 제공)
"게임 많이 볼게. 오케이. 미안."
역시 미디어데이 최고 스타는 전태풍(KCC)이었다. 반말과 존댓말을 섞는 특유의 거침 없는 입담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 그리고 팬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시작점은 양홍석(KT)이었다.
양홍석은 10일 열린 2018-2019시즌 SKT 5GX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전태풍을 향해 "대기실에서 나보고 전자랜드 선수냐, 누구냐고 물었다. 진짜 모르냐"고 질문을 던졌다.
전태풍은 당황한 기색 속에서도 침착하게 답변(전태풍의 말은 그대로 옮긴다)을 시작했다. 전태풍은 "먼저 설명해줄게요. 작년에 부상 많이 나와서, 게임 많이 안 뛰어서 잘 몰라. 슈터 아니야. 솔직히 몰랐는데 게임 많이 볼게. 오케이. 미안"이라고 양홍석에게 사과했다.
전태풍이 양홍석을 몰라본 덕분에 선수들이 꼽은 올 시즌 기대되는 선수로 양홍석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전태풍 역시 "새로운 동생 양홍석. 누군지 보여줘. 제대로. 같은 패밀리예요"라고 양홍석을 응원했다.
양홍석도 "더 열심히 해서 태풍이 형에게 나를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전태풍의 질문 차례. 지난해 미디어데이에서 지각한 김선형(SK)을 엄하게 꾸짖었던 전태풍은 타깃을 양동근(현대모비스)에게 돌렸다.
전태풍은 김선형을 향해 "선형아 오늘 시간 약속 잘 지켰어. 좋았어"라고 말한 뒤 "동근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라고 화살을 날렸다. 양동근은 "굳이 핑계를 대자면 행사 때문에 늦었다"고 변명했다.
김종규(LG)의 질문도 전태풍으로 향했다. 개막전 상대인 만큼 선발 라인업을 예상해달라는 질문. 전태풍은 "비밀이야. 어떻게 이야기 해"라고 고개를 저은 뒤 "1번 (김)진용이, 2번 박세진. 이야기 못하지. 다 뻥이야. 비밀이야. (내가 선발인지) 그것도 확실히 몰라요. 톱 시크릿"이라고 답을 피했다.
외모 이야기도 나왔다. 전태풍은 지난 시즌 방송 인터뷰를 통해 DB 김태홍과 두경민을 향해 "너무 못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윤호영(DB)이 팀 동료 김태홍을 대신해 "늙어서 힘들지 않냐"고 질문하자 전태풍은 "뭐 인정. 늙었어. 근데 실력은 괜찮고, 아직은 동안이라 괜찮아. 그런데 태홍이 아직도 KBL 1등 못 생겼어. 특별한 어워드 줘야 해. 두경민 군대 가서 DB 자리 빠질 것 같아. 새로운 못 생긴 팀 뽑아야지"라고 응수했다.
결국 전태풍은 새로운 못 생긴 팀을 지목했다. 전태풍은 "지금 이 자리에서 최진수가 너무 못 생긴 것 같아서 오리온이 1등이야. DB 2등. 미안해 DB"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