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합류한 새 외국인 선수 아텀(등 번호 24번)을 영입한 이유로 배구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적극성을 꼽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배구에 대한 열정과 적극성이 마음에 들었다”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은 2018~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쩌면 시즌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독일과 이탈리아 리그에서 7년간 활약한 독일 출신 사이먼 헐치와 계약을 해지하고 러시아 출신 아르템 수쉬코를 영입한 것.
사이먼은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남자부 7개 팀 감독이 영상을 통한 사전 평가에서 전체 24명의 참가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라이트 공격수지만 리시브에 능하고 서브도 강해 V-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1순위를 잡은 우리카드가 V-리그를 경험했던 아가메즈를 선택하고 2, 3순위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지난 시즌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타이스, 가스파리니를 재지명하고, KB손해보험은 선발 전 알렉스와 재계약하는 등 좀처럼 새 얼굴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여기에 OK손해보험은 사전평가는 29위로 저조했지만 과거 리그 2연패를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시몬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 요스바니를,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까지 우리카드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과시한 파다르를 선택했다. 결국 사이먼은 새 얼굴 가운데 가장 늦게 한국전력의 유니폼을 입었다.
공수를 겸비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이먼이지만 그는 한국전력 합류 후 이상 징후를 보였다. 한국전력의 훈련 프로그램을 거부하고 자신의 프로그램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는 독일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하며 다친 무릎을 이유로 훈련 없이 경기에만 출전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10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사이먼은 고집이 센 선수였다”면서 “본인이 아파서 경기를 못하겠다고 해도 돌아가기는 싫다고 했다. 어떻게든 데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좋은 경기를 하기보다 오히려 욕만 먹게 생겼더라”고 개막 전 외국인 선수 교체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전력이 기존에 뽑았던 외국인 선수 사이먼은 자신의 훈련 프로그램을 고수하고도 새로운 동료와의 호흡에 문제를 노출하는 등 김철수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짐을 싸야 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우리는 빨리 움직이는 팀이 되어야 하는데 어슬렁 대기만 하고 한국배구를 우습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김 감독은 “국가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3주를 쉬고 왔는데 완전히 몸 상태가 무너진 채로 합류했다. 오죽하면 일본 전지훈련에서 공격 성공률이 17%, 22%가 나왔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사실 사이먼의 합류는 전광인의 이적을 대비한 선택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은 전광인이 이적할 경우 그의 자리를 사이먼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었다.
전광인의 현대캐피탈 이적은 예상한 결과였지만 세터 노재욱을 보상선수로 데려온 건 예상 외 소득이었다. 주전 세터가 바뀌며 팀 구성이 달라졌다. 여기에 주전으로 구상했던 김인혁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배구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의류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팀을 떠나는 예상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그렇게 한국전력의 2018~2019시즌 구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철수 감독은 “지금 우리가 레프트, 라이트를 가릴 처지가 아닌데 아텀은 레프트, 라이트를 모두 소화한다”면서 “(10일에) 처음 볼 훈련을 했는데 발이 빠르고 타점이 좋은 선수다. 재욱이 토스와 잘 맞을 것 같다. 무엇보다 사이먼과 달리 배구에 대한 열정, 적극성이 마음에 들었다”고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를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한국전력은 오는 15일 OK저축은행과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새 시즌을 시작한다. 새 외국인 선수 아텀과 함께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불과 4일뿐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즌 개막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