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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탐정 손수호] 판빙빙 실종 사건 A to Z

    중화권 최고 여배우 판빙빙, 6월부터 행방 묘연
    4개월간 탈세 혐의 조사 받아온 것으로 확인돼
    영화 <핸드폰>의 악연에서 시작된 세무조사
    탈세 파문, 중국 연예계 전체로 번질 조짐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법무법인 현재 강남사무소)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중국 얘기를 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중국에 가보셨어요?

    ◆ 손수호> 조금 전 전원책 변호사님이 이야기 한 사자성어를 많이 듣다보니 중국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인데요. 제가 따져봤어요. 광저우, 홍콩은 출장으로 가봤고 또 다롄에는 강의하러 그것도 영어 강의하러 갔고.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행이나 관광은 한 번도 못 갔네요.

    ◇ 김현정> 여행은 한 번도 못 가본.

    ◆ 손수호> 좀 슬픕니다.

    ◇ 김현정> 저도요.

    ◆ 손수호> 그래요?

    ◇ 김현정>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 두 사람이 진행하는 탐정 손수호. 오늘은 중국 이야기. 어떤 이야기입니까?

    ◆ 손수호> 오늘이 59번째거든요, 탐정 손수호.

    ◇ 김현정> 탐정 손수호.

    ◆ 손수호> 그런데 그동안 해외 사건은 한 번도 다루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오늘이 첫 번째 해외 사건입니다. 바로 최근 큰 화제였던 ‘판빙빙 실종 사건’.

    ◇ 김현정> 사실은 저도 이게 참 궁금했어요. 그래서 전부터 계속 다루자, 다루자 했는데, 뭔가 좀 더 나와야 다룰 수 있지 않겠냐면서 미뤄뒀던 사건. 손 탐정님이 미뤄뒀던 사건. 최근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실마리가 잡혔기 때문에 오늘 가져오신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최근 판빙빙을 직접 본 사람이 없다’거나 ‘진짜 사진이 아니다’면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긴 해요. 하지만 일단 구금 상태에서 풀려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고요. 그러면 도대체 이게 어떤 사건이기에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설명했는데도 의혹과 추측이 계속 나오는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확인해 봤더니, 진실, 루머, 추측이 마구 섞여 있었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그 얘기들을 다 한 번에 A부터 Z까지 정리해 주시는 겁니까?

    ◆ 손수호>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건 아니고요. 확인된 사실 중심으로 이번 사건의 전말을 정리하겠습니다.

    ◇ 김현정> 우선 판빙빙 그는 누구인가? 누구입니까?

    사진=자료 사진

     

    ◆ 손수호> 배우 겸 가수 겸 모델이에요. 우리나라에는 잘 모르는 분도 많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이고요. 나이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81년생.

    ◇ 김현정> 그러면 서른일곱, 여덟?

    ◆ 손수호> 네, 만으로 37세죠. 1998년에 18세 나이로 ‘황제의 딸’이라는 드라마로 데뷔합니다. 굉장히 큰 인기를 모았어요. 지금도 우리나라 케이블 TV에서 가끔씩 방송될 정도인데요.

    ◇ 김현정> 그래요,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

    ◆ 손수호> 그리고 2004년 중국에서 큰 히트를 친 ‘휴대폰’이라는 영화에 출연해서 상도 받고 주목받고 톱스타가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이 톱스타라는 게 어느 정도 톱스타라면 우리나라로 치면 누구 정도 급이라고 하면 돼요? 뭐 전지현, 이영애. 이분들이 최고 절정기일 때 정도가 판빙빙인 거죠?

    ◆ 손수호> 그렇죠. 중국 내 위상으로 보면.

    ◇ 김현정> 그렇게 보면 됩니다.

    ◆ 손수호> 수입 규모나 매출액은 훨씬 더 클 거고요. 판빙빙은 그후 지금까지 계속 최고 스타 자리를 유지하고 있죠. 물론 부침은 좀 있었어요. 2011년에 장동건 주연의 우리나라 영화 ‘마이웨이’에 출연했는데 단역이었습니다. 또 2014년에는 할리우드에 진출했어요, ‘엑스맨’이라는 영화에. 그런데 이때 대사가 딱 한마디였습니다. 하지만 올해까지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 자리를 유지했고요. 또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 유명인 순위에서 2013년, 2014년, 2015년까지 3년 연속 1위였습니다. 작년 중국 연예인 중에서 가장 돈 많이 번 사람이 바로 이 판빙빙이에요.

    ◇ 김현정> 아니, 중국은 규모가 다르잖아요. 팬사인회 한 번 가면 10억이랍니다, 우리나라 연예인이 팬사인회 가면. 그 정도인 중국 땅에서 전체 1위?

    ◆ 손수호> 그렇죠. 게다가 이제 워낙 유명해지니까 한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유명 여배우인데 부자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을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내가 부자예요.”

    ◇ 김현정> (웃음) 맞는 말이네요.

    ◆ 손수호> 이처럼 판빙빙은 평소 당당한 이미지로 유명한데요. 성형 논란이 일자 성형외과 의사에게 직접 검증을 받고 또 엑스레이 촬영 결과까지 공개했어요. 게다가 여배우들이 본인 몸무게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판빙빙은 57kg이라고 밝혔죠.

    ◇ 김현정> 57kg.

    ◆ 손수호> 이렇게 숫자를 공개할 정도의 당당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김현정> 중국 사람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 손수호> 그래요?

    ◇ 김현정> 외모도 그렇고 이런 당당한 여성상. 이런 걸 굉장히 좋아해요, 중국 사람들이.

    ◆ 손수호> 그렇군요.

    ◇ 김현정> 여하튼 이렇게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였는데 갑자기 실종설이 나온 거예요.

    ◆ 손수호> 올해 6월이었죠. 판빙빙의 행방이 갑자기 묘연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SNS 활동을 활발히 했는데 이것도 딱 끊긴 거예요. 100일 넘도록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잠적설, 실종설, 감금설, 미국 망명설, 급기야 사망설까지.

    ◇ 김현정> 사망설까지.

    ◆ 손수호> 그리고 방송에서 언급하기 적절하지 못할 정도의 괴담까지 돌았어요. 또 판빙빙의 남동생 판청청 역시 연예인인데요. 팬미팅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 울었어요. 또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는 바람에 신변이상설이 더 커졌죠.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다시 홀연히 돌아옵니다.

    ◆ 손수호> 네, 넉 달 만인 10월 3일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판빙빙이 세금 탈루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8억 84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450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판빙빙도 오랜만에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탈세 사실을 인정하고 처분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사과했는데요. 며칠 후에는 팬들을 보고 싶다는 글도 올렸어요. 결국 판빙빙 실종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SNS에 사죄 글만 올렸다 그래가지고 안 나타난 거 아니냐? 정말 사망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계속 있자 결국 얼굴까지 공개하고 그랬죠?

    ◆ 손수호> 짧은 영상도 공개 됐죠.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그러자 ‘이거 다 예전 것들이다, 지금 거 아니다’라며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탈세 혐의로 구금돼서 조사 받았고 지금은 풀려난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다가 벌금 내겠다 하고 지금은 풀려난 것으로.

    ◆ 손수호> 벌금을 이미 납부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본인의 부동산 처분해서 이틀 만에 납부했다. 그게 아니라 남자친구가 대납해 줬다. 이런 소문들까지 돌았는데요. 사실 판빙빙은 돈을 굉장히 많이 벌었습니다. 직접 연예 활동을 통한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에도 성공했고 또 영화, 드라마 제작까지 했거든요.

    ◇ 김현정> 재산이 어느 정도일 거라고 얘기가 나와요? 정확한 거는 아무도 모릅니다마는.

    ◆ 손수호> 추정치인데요. 현지 추정치. 최소 3,000~4,000억 원. 최대 1조 원까지.

    ◇ 김현정> 개인이, 기업도 아닌데 1조 원 재산설.

    ◆ 손수호> 현지에서 그렇게 추정하고 있고요. 그렇다 보니 향후 연예활동에 가해질 수 있는 어떤 제약이나 불이익이 심각한 문제이지 이번에 납부한 1,450억 원 자체는 그렇게 큰 타격이 아닐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사진=중국 웹 커뮤니티)

     

    ◇ 김현정> 역시 스케일이 다르네요. 그런데 갑자기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이유는 뭐예요?

    ◆ 손수호> 이게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2004년 중국에서 큰 인기 얻은 ‘휴대폰’이라는 영화에서 시작 된 거예요. 잘나가던 남성 TV 앵커가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왔고 그것 때문에 본인의 불륜 사실이 들통나고 이혼하고 방송국에서도 쫓겨나는 내용인데요. 판빙빙이 이 영화에서 매력적인 불륜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 감독이 펑샤오강인데요. 펑샤오강 감독이 이 영화 만들면서 중국 관영 CCTV의 당시 실제 인기 앵커였던 추이융위안에게 자문하는데요. 남자예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실제로 이 추이융위안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거 아니냐고 생각헸고. 영화는 흥행하고 판빙빙이 스타가 됐지만 실제로 잘나가던 추이용위안 앵커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우울증까지 생길 정도로 고통을 받았어요. 그래서 추이용위안은 SNS를 통해 펑샤오강 감독을 거세게 비판했죠. 물론 그 후 두 사람이 서로 화해했다는 발표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화해하고 나면 다 끝난 일인데 그거하고 판빙빙의 탈세 혐의로 어떻게 이어진다는 거예요?

    ◆ 손수호> 바로 영화의 속편 때문인데요. 올해 5월 펑샤오강 감독이 ‘핸드폰’ 2편 그리니까 ‘핸드폰2’ 촬영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방송국을 떠나서 교수로 있던 추이융위안이 ‘나에게 더 이상 피해를 주지 말라’면서 영화 제작 중단을 요구했고요. 이 둘이 서로 비난하면서 설전을 벌였어요. 그러던 와중에 판빙빙이 좀 눈치 없는 행동을 했어요. “영화를 찍고 있으니 정말 즐겁다.”

    ◇ 김현정> 눈치 없이 SNS에다가.

    ◆ 손수호> ‘핸드폰2’에도 캐스팅이 된 건데요. SNS 글을 보고 분노한 추이융위안이 드디어 판빙빙을 겨냥해서 공격을 시도합니다.

    ◇ 김현정> 이렇게 시작이 된 거예요?

    ◆ 손수호> 네, 그렇죠. 이 공격의 내용이 뭔지 또 궁금하죠.

    ◇ 김현정> 어떻게 공격했어요?

    ◆ 손수호> 단순한 욕설과 비난 이런 게 아니라 굉장히 효과적인 공격이었습니다. 판빙빙이라고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유명 배우가 이중 장부, 이중 계약서를 통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 탈세했다. 이렇게 폭로한 건데요. 그런데 단순히 말만 한 게 아니라 증거 자료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공개한 근거 자료에서 희미하게 판빙빙이라는 글자가 보인 거예요.

    ◇ 김현정> 희미하게. 그러니까 그거 다 판독하면 나오잖아요, 희미한 것들. 보니까 판빙빙이었던 거예요.

    ◆ 손수호> 결국 우리로 치면 국세청인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나서서 판빙빙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결국 ‘핸드폰’이라는 영화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벌금 액수도 어마어마하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손수호> 영화 출연할 때 이면 계약서 작성했고 판빙빙이 대표이자 대주주인 회사의 매출 신고도 누락했다. 이런 거죠. 그런데 잘 살펴보면, 이번에 납부하게 된 미납 세금액은 470억 원 규모이고 벌금이 약 970억 원이다. 그걸 합해서 1,450억 원이라는 거죠. 하지만 오히려 ‘판빙빙을 너무 봐준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비슷한 사례로 중국의 류샤오칭이라는 여배우가 있는데요. 판빙빙처럼 사라졌다가 돌아왔어요. 그런데 탈세로 어마어마한 벌금 낸 거는 물론이고 감옥에 1년 동안 있었습니다.

    ◇ 김현정> 감옥살이까지.

    ◆ 손수호> 판빙빙이라고 더 봐준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되면서 ‘핸드폰2’라는 영화는 당연히 촬영이 중단됐을 것 같고.

    ◆ 손수호>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이고요. 또 펑샤오강 감독도 현재 미국에 피신해 있는데요. 펑샤오강 감독도 1,200여 억 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이 바로 또 추이융위안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중국 영화계 자체가 이 사건 때문에 위축됐다는 얘기까지 들리는데, 저는 이 판빙빙 실종 사건을 보면서 우리한테도 시사하는 부분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연예인의 탈세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단순한 외국 가십으로 보기는 어려워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유명 연예인들의 탈세 사건이 종종 터지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이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사람, 유명 가수와 배우, 특히 원로급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에 좋은 이미지를 쌓은 연예인들인데도 이런 문제가 터지는 거죠. 그런데 연예계의 특수성 때문인지 아니면 연예인에 대한 호감 때문인지 몰라도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 경우도 있어요. 오히려 더 엄격한 경우도 있지만 느슨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보이는데요. 연예인에게도 모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겠죠.

    ◇ 김현정> 그게 하나가 떠올랐고 또 하나는 이번 판빙빙 실종설을 다루는 우리 언론의 태도, 네티즌들의 반응. 이것도 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 손수호> 맞습니다. 이번에 판빙빙 실종 사건에 대해서 온갖 이야기가 다 나왔잖아요. 그렇죠? 자극적인 루머가 언론을 통해서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또 그렇게 나온 보도가 네티즌들에 의해서 더 부풀려져 퍼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중국은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중국의 사법행정은 우리는 물론이고 서방 선진국과도 많이 다른데요. 공안당국이나 공산당 고위급이 마음 먹으면 구속이나 체포는 어렵지 않죠, 현실적으로.

    ◇ 김현정> 아주 달라요.

    ◆ 손수호> 그러다보니 체포 영장이라는 게 큰 의미 없어요. 당국이 특별히 이유를 밝히지 않는 한 판빙빙처럼 상당 기간 사법 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또 구금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연락도 되지 않고.

    ◇ 김현정> 그게 좋다, 나쁘다 이런 얘기는 아니고 하여튼 중국의 시스템이 다르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 손수호> 물론 안 좋은 면이 더 많죠.

     

    ◇ 김현정> 그런데 그걸 가지고 사망설에다 별별 소문들이 다 돌았던 부분. 이거는 우리가 반성할 부분이 있어요. 저는 그러면서 중국에서 어이없게 사라졌던 연예인들이 또 꽤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건 사실입니까? 이것도 헛소문입니까?

    ◆ 손수호> 이거 사실인지 헛소문인지를 다 딱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사실이 아닌데 마치 사실인 것처럼 소문이 퍼진 사례들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손수호> 20년쯤 전에 중국의 유명 여성 아나운서였던 장웨이제. 그리고 지금은 실각해서 무기 징역을 살고 있지만 당시 유력 정치인이었던 보시라이 다롄 시장. 이 보시라이와 장웨이제가 내연 관계로 알려졌거든요. 그런데 장웨이제가 임신 8개월인 상황에서 실종됐어요.

    ◇ 김현정> 이건 사실인 거죠? 팩트인 겁니다.

    ◆ 손수호> 네, 실종됐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보시라이 부부와 관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거든요. 이건 추측이고. 그런데 실종된 지 10년이 지나서 한 반중 성향의 언론 매체가 이런 보도를 합니다. 한국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

    ◇ 김현정> 전시회잖아요. 여기저기 전국 순회하면서 인체의 신비를 보여주는.

    ◆ 손수호> 실제 인체 조직으로 만든 표본을 전시한 거죠.

    ◇ 김현정> 다 기증받은 거죠, 물론. 교육용으로 기증받은, 뭐라고 해야 돼요? 실제 인체를 표본으로 보여주는, 아이들을 위해서. 이런 전시회예요.

    ◆ 손수호> 굉장히 인기였는데요. “한국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에 전시된 인체 표본 중에 하나가 실종된 장웨이제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한 건데요.

    ◇ 김현정> 이게 마치 언론에 보도되면서 진짜인 것처럼 상당히 돌았어요.

    ◆ 손수호> 그런데 근거를 못 찾았어요.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부분. 이 사진 지금도 인터넷 검색하면 찾을 수 있거든요. 쉽게 알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확인할 수 있어요, 어떤 모습인지. 그런데 이게 이른바 ‘박피 표본’입니다.

    ◇ 김현정> 그게 뭡니까?

    ◆ 손수호> 그러니까 피부를 걷어낸 상태예요. 인체의 내부를 보여주기 위해서 사람 피부를 걷어낸 상태입니다. 얼굴 역시 마찬가지. 그렇기 때문에 이게 누구인지 누굴 닮았는지를 얼굴을 통해 안다는 건 불가능한 거예요.

    ◇ 김현정> 말이 안 되는군요.

    ◆ 손수호> 그렇기 때문에 장웨이제를 닮았다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고요. 하지만 이번에 판빙빙 실종설이 번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판빙빙 표본설, 판빙빙 박제설. 이런 참 끔찍한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또 일부 언론은 이번 판빙빙 실종을 계기로 해서 장웨이제 실종 사건이 재조명받는다고 보도했고요. 그런데 중국에서도 그런 얘기가 없는데 우리 언론에 이런 기사 나오는 게 상당히 의아하거든요. 해외 연예인 이야기다 보니 심층 분석보다 가십으로 다루게 되는 상황. 이해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론의 품격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 김현정> 오늘 손수호 탐정은 언론의 품격을 얘기하면서 탐정 코너 마무리를 하죠. 판빙빙 사건 외국의 이야기지만 전 세계적인 토픽이 됐기 때문에 한 번쯤은 정리를 해 봐야겠다 싶어서 오늘 탐정 주제로 올렸고요. 결국 실종 아닙니다. 사망 아닙니다. 지금 나타났어요, 판빙빙. 탈세 때문이었다는 거. 정리를 하죠. 손수호 변호사, 고생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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