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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좋아하면 게이예요?' 미투시대, 다른 답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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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홍색 좋아하면 게이예요?' 미투시대, 다른 답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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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후 달라진 교실 풍경…"혐오표현 줄고, 남녀 함께 놀기 시작해"
    "초등학교 기본 교과 과정에 젠더교육 넣는 게 최종 목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0월 9일 (화)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초등젠더교육연구회 김수진, 황고운 교사("예민함을 가르칩니다" 저자)

    ◇ 정관용> 전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는 미투 파문. 게다가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스쿨 미투.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은 어디 있을까요. 결국 우리 사회 또 우리 국민들, 사회의 구성원들의 인식 속에 제대로 된 젠더 감수성, 이게 없기 때문 아니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 아니냐 이러면서 자라나는 앞으로 세대 뭔가 달라지기 위해서라도 아주 일찍 초등학교 때부터 아주 적극적으로 젠더 감수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교사분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예민함을 가르칩니다, 이런 제목의 책을 펴내서 오늘 스튜디오에 이 책을 내신 두 분의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김수진 선생님 그리고 황고운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 김수진, 황고운> 안녕하세요.

    ◇ 정관용> 두 분 다 초등학교 선생님?

    ◆ 김수진, 황고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경력은 몇 년쯤.

    ◆ 김수진> 저는 6년차고요.

    ◆ 황고운> 저는 9년차예요.

    ◇ 정관용> 지금도 초등학교 선생님은 몇 학년 몇 반 담임 이런 식으로 되죠? 지금 몇 학년 담임이세요?

    ◆ 김수진> 저는 5학년 담임이고.

    ◆ 황고운> 저는 1학년 담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매년 바뀌죠, 그게.

    ◆ 김수진> 매년 바뀝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책을 펴내신 분들이 보니까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라고 되어 있네요. 이게 어떤 곳입니까?

    ◆ 김수진> 저희는 초등학교 교사들로 모여져 있는 젠더교육 하는 연구회거든요. 그래서 젠더라는 단어가 좀 생소할 수 있는데 그냥 성별. 성별이 아니라 사회적인 성, 뭔가 여자답게와 남자답게 좀 성 역할을 저희가 젠더라고 생각하고 이 성 역할에서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교육을 하면 좋겠다고 해서 모인 교사모임입니다. 아웃박스 영어 명칭은 아웃사이더 오브 더 박스라는 영어 표현에서 가지고 왔는데 그 표현이 고정관념을 깨다라는 표현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이 남자, 여자. 맨박스, 우먼박스에서 벗어나서 나답게 살았으면 좋겠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알겠습니다. 흔히 우리가 남자답다, 여자답다라고 하는 것 자체 속에 차별적 고정관념이 들어 있다, 그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 차별적 고정관념을 깨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그런 주체성을 초등학생 때부터 키워주자 이 말씀이군요.

    ◆ 황고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어떤 걸 가르쳐요? 예민함이라는 게 뭐예요, 제목에.

    ◆ 황고운> 예민하다고 그러면 제목을 얘기하니까 선생님들이 제일 많이 얘기하시는 게 예민함 안 좋은 것 아니냐, 나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예민한 게 나쁜 거예요?

    ◆ 황고운> 저희는 예민함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제 사회를 좀 감각하는 촉수라고 생각했는데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라든가.

    ◇ 정관용> 혹은 이게 너무 지나칠 때 문제죠.

    ◆ 김수진> '왜 이렇게 예민해'라는 말을 좀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하잖아요.

    ◇ 정관용> 그런 의미도 있네요.

    ◆ 황고운> 그런데 사회를 그동안 바꿔왔던 건 사실 좋게좋게 생각한다, 둥글둥글하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좀 예민하게 사회문제들을 바라보고 인식하고 바꿔나가는 노력들이 바꿔왔지 않았나 해서 저희는 그런 사회를 인식하고 바꿀 수 있는 힘을 아이들한테 길러주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1학년부터 바로바로 이런 게 적용됩니까?

    ◆ 황고운> 학년 수준에 맞게 저희가 바꿔서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한번 예를 들어봐주세요. 초등 1학년하고는 어떤 교육을 하시는 거예요?

    ◆ 김수진> 1학년 같은 경우에는 발레하는 선생님, 발레 선생님이 축구하는 아이를 혼내셨어요라는 문장을 아이들한테 들려주고 그냥 이 문장을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어요. 그러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 정관용> 무슨 얘기하시는지 알겠습니다. 발레하는 선생님은 여자 선생님이고 축구하는 아이는 남자아이겠죠. 다들 그렇게 그려요?

    ◆ 김수진> 그렇게 그리더라고요. 그래서 발레하는 선생님은 이렇게 머리를 똥머리를 한 핑크색 발레리나 옷을 입은 발레 선생님을 그리고.

    ◇ 정관용> 여자로.

    ◆ 김수진> 네, 여자로 그리고 남자아이, 축구는 축구하는 남자아이로 그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면 아, 나한테 이런 고정관념이 있었구나를 1학년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하게 되고 그럼 이 고정관념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 이야기를 하면서 수업을 해 나갔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남자답다, 여자답다라고 하는 건 따로 있는 겁니까, 그럼 있는 겁니까?

    ◆ 김수진> 저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 황고운> 그러니까 차이가 완전히 여자랑 남자랑 똑같은 존재는 아니잖아요. 신체적으로도 차이가 있고 자라면서 정서적으로도 차이를 겪고 사춘기를 맞이하는 시기도 조금 다를 수 있고. 그런데 그것들이 너무 많이 이렇게 입혀져서 여자답다라는 건 이만큼 있고 남자답다라는 건 이만큼 있고 거기서 좀 벗어났을 때 왜 그래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바깥의 것들을. 바깥에 있는 친구들한테 좀 더 자유롭게 살아도 된다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은 거예요.

    ◇ 정관용>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에는 그렇고 한 2~3학년 올라가면 그다음에는 어떤 교육들이 이루어집니까?

    ◆ 황고운> 2~3학년쯤 되면 이제 신체적으로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친구관계도 만들어가는 시기잖아요. 그래서 몸교육을 저희는 제일 활발하게 하는데요. 성교육이라고 그러면 애들이 보통 야한 거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몸교육이라고 해서 좀 신체의 일부분이라서 소중하다.

    보통 성교육 하면 생식기 중심으로 약간 생물 공부하듯이 했다면 몸교육은 아이들 몸의 일부여서 되게 소중한 부분이고 그리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친구랑 다를 수 있다는 걸 가르쳐주면서 내가 친구한테 의도치 않았지만 가해를 할 수도 있다라는 가해 예방교육도 같이 하고 있고요.

    ◇ 정관용> 성교육보다 훨씬 포괄적인 의미네요.

    ◆ 황고운> 네, 좀 더 포괄적이고 아이들도 편견 없이 좀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교육이죠.

    ◇ 정관용> 그리고 더 올라가면. 5학년~6학년에는.

    ◆ 황고운> 5~6학년쯤 되면 사회 이슈랑 엮어서도 아이들이 얘기할 수 있어요. 광고나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 나타나는 성차별적 요소들을 아이들이 직접 찾아내고 바꿔보는 작업도 하고요. 그리고 불법촬영 문제에 대해서 아이들이 짚어보기도 하고.

    ◆ 김수진>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이슈도 같이 아이들이랑 얘기해 보기도 하고요.

    ◇ 정관용> 임산부 배려석을 초등학생들이 잘 이해를 못 해요?

    ◆ 황고운> 잘 모르죠. 왜냐하면 잘 안 타거든요.

    ◇ 정관용> 그렇군요.

    ◆ 황고운> 잘 모르고 있기도 하고 한창 논쟁이 됐을 때 아이들하고 수업을 해 봤는데 저희는 문제의 원인이 그러니까 이해를 잘 못해서 그러니까 임산부의 상태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하고 그런 공감을 할 수 있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 김수진> 온라인상에서 임산부 배려석이 막 군대랑 해서 이렇게 남녀 대결처럼 갔던 적이 있었잖아요. 그게 사실 남녀 대결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배려의 문제이고 인권 교육의 하나의 일환으로써 저희가 임산부 배려석 수업을 하고 아이들이 직접 임산부 체험복을 입고 역할극을 해 보면서.

    ◇ 정관용> 초등학생들이?

    ◆ 김수진> 그 체험복이 7kg거든요. 그래서 그걸 입고 아이들이 직접 상황을 만들어서 지하철인 것처럼 역할극도 하고.

    ◇ 정관용> 그럼 금방 공감하겠네요? 와,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이렇게 되겠죠. 그건 남녀 아이들 할 것 없이 다 필요한 거네요.

    ◆ 황고운> 그럼요.

    ◇ 정관용> 또 아이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그런 교육이라든가 그런 건 어떤 게 있습니까?

    ◆ 김수진> 지금 여자답게 남자답게의 메인 수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아이들이 스스로도 여자답게 남자답게를 자기 안에 있는 고정관념을 찾고 그것을 깨보는 수업을 했었거든요. 아이들한테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여자답게 달려보세요라고 제가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니까 할 것 없이 이렇게 손과 다리를 막 접어가면서 앞머리를 막 만지면서 그냥 제자리에서 이렇게 뛰는 포즈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남자답게 달려보세요라고 했더니 막 교실 바닥이 무너질 것처럼.

    ◇ 정관용> 쿵쾅쿵쾅쿵쾅.

    ◆ 김수진> 그렇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에서 그러면 사실 너희가 사실 이렇게 달리지 않거든요. 여자 아이들 그렇게 달리지 않고 남자 아이들 그렇게 오버하면서 달리지 않는데 왜 그렇게 표현했냐 물어봤더니 자기한테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거를 그러면 깨고 우리가 나답게 한번 달려보자 해서 나다운 행동까지 이렇게 하는 수업을 또 진행했었습니다.

    ◆ 황고운> 그리고 아이들 삶이랑 가까운 수업을 할 때 반응이 좋거든요. 그래서 집안일 같은 거 가정일이 뭐가 있는지 막 분류해 보는 수업이 있는데 그걸 저희는 좀 더 나아가서 우리 집은 가정일을 어떻게 하고 있지, 누가 하고 있지 이런 포스트잇을 붙여가면서 해 봤더니 엄마가 하는 일이 이만큼인 거예요.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제공
    ◇ 정관용> 가사노동 대부분 엄마가 하니까.

    ◆ 황고운> 그렇죠. 엄마가 일을 하고 있어도 그렇게 하고 있는 걸 아이들이 보면서 우리 같이 해야겠다 해서 실제로 집에 가서 실천해 보니까 학부모님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되게 생각해 주시고 아이들도 엄마가 바쁘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집안일을 다 엄마가 하고 있을 줄 몰랐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변화시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었어요.

    ◇ 정관용> 그럼 그 아이들의 아빠들은 되게 싫어하겠는데요. 아이들이 그런 교육을 받고 와서.

    ◆ 황고운> 저희가 그런데 아버지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었거든요. 학부모 상담을 하면 보통 어머님만 모시는데 한 번은 저희가 아버님만 와주세요 하고 부탁을 드려서 아버님 와서 상담을 하신 적이 있어요. 그랬을 때 아이들 교육이나 양육에 대해서 그동안 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불러줘서 고맙고 그다음에 아이들이랑 좀 더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이렇게 이야기하시기도 하셨거든요.

    ◇ 정관용> 왜 아이들한테 너무 엉뚱한 걸 가르쳐요 이렇게 항의 받으신 적은 없으세요?

    ◆ 김수진> 사실 학부모님들이 또 많이 지지해 주시고 공감도 많이 해 주세요. 지금 학부모님들이 또 30대~40대 젊으신 분들도 계시고 하다 보니까. 그런데 저희가 몸교육을 하거나 성교육 같은 걸 할 때 조금 자위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민원이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런데 그 단어를 사용 안 하고 어떻게 교육을 합니까?

    ◆ 김수진> 그러니까 저희가 자위하는 법 이렇게 가르친 게 아니라 자위라는 것을 여자나 남자나 누구나 할 수 있고 그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걸 가르쳤어요.

    ◆ 황고운> 청결해야 된다, 남들 앞에서는 하면 안 된다 이런 거 이야기한 건데 그냥 왜 호기심이 경각심을 억누르고 막 작용을 할까 봐 그걸 염려하실 수 있으니까.

    ◆ 김수진> 나서서 저희가 알려준 것처럼 걱정을 하셔서 얘기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리고 책의 말미에 보면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는 중입니다'라는 챕터도 있던데. 지금 이런 실험적인 젠더교육의 유형을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서 이번에 책에 담으신 것 아닙니까? 몇 년째 이걸 하고 계신 거예요, 현장에서?

    ◆ 황고운> 저희는 3년째 하고 있어요.

    ◇ 정관용> 3년째. 그랬더니 어떤 변화가 있던가요.

    ◆ 김수진> 1년 동안 저희가 학급을 운영하고 교실에서 그런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한테 변화가 있는 게 딱 보이더라고요. 일단 아이들이 남자, 여자 갈라져서 놀지 않아요.

    ◆ 황고운> 다같이 놀아요. 다같이 그것도 너댓 명이 노는 게 아니라 20명이 같이 모여 놀고 쉬는 시간에 다같이 나가서 놀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 한두 명 있는 친구들한테는 또 그래, 그건 네 스타일 그렇게 존중해 주기도 하고요. 뭔가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따돌려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 문화가 있었고요.

    ◆ 김수진> 그리고 서로에게 혐오 표현을 조금 덜하게 되더라고요.

    ◆ 황고운> 너 이거 차별이야 이렇게. 인식을 잘 하게 된달까.

    ◆ 김수진> 예를 들면 소심한 남학생에게 너 여자 같아, 여자애 같아 이런 걸 좀 욕처럼 아이들이 사용했다면.

    ◇ 정관용> 조금 심하게 말하면 너는 왜 애가 계집애같이 이런 표현도 우리가 썼는데 그런 거 쓰면 너 이거 잘못된 표현이야, 이런단 말이에요, 아이들이?

    ◆ 황고운> 그렇죠. 이게 두세 번만 수업을 해도 아이들은 금방 바뀌어요. 그러니까 어른들보다 훨씬 빨라요.

    ◇ 정관용> 그래요. 그렇겠죠, 당연히. 참 놀랍네요.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아이들 한 명,한 명의 변화뿐만 아니라 이런 교육을 함께 받은 아이들 스스로 좀 크게 말해서 흉금을 터놓는 사이가 되는 것 같네요, 말씀 들어보니까.

    ◆ 황고운> 그 말씀 되게 감사한 말씀이네요. 멋집니다.

    ◇ 정관용> 글쎄, 그러니까 이런 자기 몸. 또 남자답다, 여자답다, 자기 행동 또 집안일, 심지어는 자위, 생리 이런 이야기들을 같이 스스럼없이 하다 보면 내 친구,학급 동료들하고 진짜 서로 흉금 털어놓고 우리는 정말 친하게 됐다. 뭔가 좀 느낌이 달라질 것 같아요.

    ◆ 황고운> 맞아요. 서로 그동안은 두 줄로 세워서 여자 한 줄,남자 한 줄 이렇게 구분을 했었다면 지금은 좀 같이 어울려서 노는 방법, 공존하고 존중하는 방법 이런 걸 아이들이 터득해나가는 것 같아요.

    ◆ 김수진> 서로의 개성을 이해하면서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이런 거 초등학교 기본 교과과정에 넣을 수 없습니까?

    ◆ 황고운> 저희도 최종 그게 목표입니다.

    ◇ 정관용> 당연히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런 게?

    ◆ 김수진> 없다고 할 수는 없고요. 그런데 저희 교과서 같은 경우가 예전에 지적을 많이 받았잖아요. 삽화가 너무 성 고정관념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계속 바뀌어가는 중이고 이런 성교육 교육과정이 계속 들어오는 중이기는 한데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 정관용> 이런 교육을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하면서 성장하면서 단계에 맞는 교육을 받는 게 참 소중하기는 한데 우리 사회의 모습, 또 스쿨 미투가 터지는 이런 현상들. 주로 그건 중고등학교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한데 그런 걸 보면 중고등학교 선생님들, 나이 드신 선생님들부터 이런 교육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김수진> 학교가 문제라고만은 할 수 없고 이제 저희 사회 전반적으로 아직.

    ◇ 정관용> 물론 그렇죠.

    ◆ 황고운> 그런 사회적 문제가 학교에도 흘러들어오는 거고 학교에서도 자정하려는 노력을 지금 계속하고 있기는 하니까 잘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고. 학생들이 이제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스쿨미투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을 저희는 되게 좋게 보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지금까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사회 분위기가 그런 면에서는 좀 달라진 거 아니겠습니까?

    ◆ 김수진> 여기서 얘기한 다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딱 지지해 주고 이렇게 아이들 얘기를 저희가 좀 들어주고 혹시. 처벌도 있다면 관련자는 확실히 처벌하고 이런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초등젠더교육연구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실험적 교육 말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같은 건 안 하십니까?

    ◆ 황고운> 저희도 하고 싶습니다. 불러주시면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고.

    ◆ 김수진> 교사를 대상, 초등교사를 대상으로는 몇 번 이렇게 강연을 하고 있고요.

    ◆ 황고운> 계속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어요.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이런 교육 해 주세요라는 요청은 꽤 많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요즘에 학교 안에서도 선생님들에게도 필요하다, 아이들한테 주려면 우리도 먼저 예민해야 된다라는 요구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늘어난 상태예요.

    ◇ 정관용> 두 분도 초등학교, 중학교 때 이런 교육 못 받았잖아요.

    ◆ 황고운> 저희도 못 받았죠.

    ◇ 정관용> 그런데 이런 게 필요하다는 생각은 드신 거고 받아보지 못한 교육이지만 이런 식으로 한번 해 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시도하신 거잖아요. 시도하면서 스스로도 약간 얼굴이 화끈거리고 그러지 않았어요?

    ◆ 황고운> 그럼요. 어제 했던 말이 오늘은 틀렸다는 걸 알게 되고 오늘 하는 말이 또 내일은 옳지 않다는 걸 알게 될 수 있으니까 한마디 한마디가 되게 조심스러워지고 부끄러운 것도 많고 계속 업데이트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김수진> 그리고 저희도 성교육 사실 제대로 못 받았는데 이렇게 아이들한테 가르쳐주려고 하니까 너무 쑥스럽고 처음에는. 어떻게 이야기해야 될지 잘 모르겠고 그런 거예요. 그런데 계속 선생님도 쑥스럽다. 하지만 우리가 같이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니까 아이들도 이렇게 집중해서 잘 따라오더라고요.

    ◇ 정관용> 제 질문이 너무 수준 낮은 질문일지 모르겠는데 이런 걸 어느 과목 시간에 하는 겁니까?

    ◆ 황고운> 저희 교과마다 엮어서 할 수 있어요. 국어랑 엮어서 글쓰기나 말하기로 수업을 할 수도 있고요. 체육이랑 엮어서 축구를 남녀가 같이 어울려서 하는 방식으로 꾸릴 수도 있고요.

    ◆ 김수진> 사회에는 또 그게 사회문제를 제시하거나 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사회교과랑도 많이 엮어서 하고.

    ◆ 황고운> 도덕에서는 인권이랑 엮어서 하고 이런 식으로 교과에서 열심히 시간을 빼서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역시 제 질문이 수준 낮은.

    ◆ 황고운> 아닙니다.

    ◇ 정관용> 수준 낮은 질문이었어요. 모든 교과에 녹아내려서 어린 시절부터 젠더감수성을 키우는 예민함을 가르쳐봅시다. 우리 사회 전체가 좀 더 그 대목에서는 예민해져야죠. 그렇죠?

    ◆ 황고운> 네. 사회가 먼저 하면 사실은 학교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고 같이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좋은 말씀 잘 들었고 두 분 바람처럼 기본 교과과정에 이런 게 녹아드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고운, 김수진> 감사합니다.

    ◇ 정관용> 김수진 선생님, 황고운 선생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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