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350억원대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 강훈 변호사는 12일 "이 전 대통령이 1심 판결의 유죄부분에 전부에 대해 항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해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 선고 직후에는 항소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강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1심 판결에 대해 실망을 많이 하셔서 항소가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도 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공정성을 믿어보는게 맞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검찰도 지난 11일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심 판결 중 일부 무죄판단이 내려진 부분에 대해 항소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약 82억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을 위해 행사할 책무가 있음에도 다스를 실소유하며 자금을 횡령했다"며 "범행 당시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 기대와 책무를 접어두고 국회의원 공천이나 기관장 임명에 관한 청탁을 받고 삼성으로부터 60억원 가량을 수수하거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0만달러를 뇌물로 수수하기도 했다"며 "뇌물죄는 1억원만 수수해도 1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중한 범죄인데,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이러한 범죄는 공직사회 전체의 공정성을 무너뜨려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