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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은퇴 봉중근 "봉의사? 이치로 견제구 지금도 생생"

사회 일반

    [인터뷰] 은퇴 봉중근 "봉의사? 이치로 견제구 지금도 생생"

    은퇴 2주..아직 실감 안나 경기 계속 봐
    인생경기? 2013년 시즌 마지막 경기
    봉의사, 평생 가져가야 할 소중한 별명
    류현진에게 '잘하고 있고, 존경한다.'
    LG서 코치 꿈...예능프로도 관심있어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봉중근(전 LG 투수)

    신일고 2학년 때 미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 2002년 메이저리그 데뷔. 2007년 한국으로 돌아와서 LG트윈스 선수로 12년간 맹활약.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누구의 이력인지 여러분, 아시겠습니까? 바로 얼마 전 은퇴식을 가진 LG의 투수 봉중근 선수의 야구 인생을 제가 짧게 압축해 본 건데요. 여기까지 들어도 정말 대한민국 대표 투수였구나. 이런 느낌이 드시죠? 야구 인생 30년을 마치고 얼마 전에 은퇴했습니다. 봉중근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봉중근 선수, 안녕하세요?

    은퇴식을 치룬 봉중근 선수 (사진=lg트윈스)

     

    ◆ 봉중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봉중근입니다.

    ◇ 김현정> 아직 선수라는 호칭이 제 입에 붙어가지고. 선수 아닌 걸로 부르면 아직은 어색하시죠, 정말?

    ◆ 봉중근> 그게 훨씬 어색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선수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됩니까, 정말?

    ◆ 봉중근> 그러게요, 평생 봉중근 선수였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멋있는 말이네요. 은퇴식 한 지 이제 한 2주 넘었죠?

    ◆ 봉중근>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 2주?

    ◆ 봉중근> 아직까지도 경기를 봐요. 그런데 제가 저 야구장에서 경기를 못 하는구나라고 아직까지도 계속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요. 은퇴식을 했지만 아직까지 좀 못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실감이 안 나요, 아직도?

    ◆ 봉중근> 아직 실감이 안 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봉중근 선수. 은퇴식을 했습니다. 그 은퇴식 장면 제가 봤습니다. 마운드에 키스도 하시고 어머니가 꽃다발도 전달해 주시고. 사실은 경기장에서 은퇴식 하기 전에 은퇴 기자회견 하실 때요. "눈물 안 흘리겠습니다." 그러셨죠?

    ◆ 봉중근> 네,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막상 그 많은 관중들 앞에서 은퇴식 하고 어머니가 꽃다발 전해 주시고 뒤에 다큐멘터리 상영되고 돌아가신 아버님 얼굴이 나오니까 우시더라고요.

    ◆ 봉중근> 어쩔 수 없더라고요. 마운드에 제가 혼자 서 있었거든요. 항상 7명의 수비수를 믿고 던진다는 마운드에 섰는데 아무도 없고 전광판만 바라보고 있는 제 자신이 그 순간 되게 외롭더라고요, 슬펐고. 그때부터 조금씩 참아왔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버지 영상을 보면서 그때 또 울음이 터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도 정말 그때 울컥울컥했어요.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 커다란 야구장 마운드에 혼자 서서 큰 전광판을 혼자 바라보고 계신 거죠. 다른 사람들은 다 관중석에 있으니까. 그런데 아버지 얼굴이 크게 나오는 상황.

    ◆ 봉중근> 맞습니다.

    ◇ 김현정> 돌아가신 아버님이 어렸을 적에 야구를 많이 반대하셨다고요.

    ◆ 봉중근> 제가 누나 3명에 막내아들이었기 때문에. 또 아버지가 힘들게 일을 하셨어요. 택시 운전을 거의 35년을 하셨기 때문에 아들 하나는 공부를 하고 또 좋은 대학교 가고 그렇게 하기를 바라셨겠죠. 그때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였고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많이 혼났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도 저를 인정 못 하셨었죠, 아버지는.

    ◇ 김현정> 6학년 때도 그만둬라. 야구 그만둬라. 공부해라?

    ◆ 봉중근> 네. 끝까지 야구장에 한 번을 안 오셨었고 그러다가 중학교 올라가서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아버지가 한 번 동대문야구장에 오셨었는데. 그때 다른 학부형들이 봉중근 선수 아버지냐고 하면서 좋으시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나 봐요.

    ◇ 김현정> 중근이 잘해서 좋으시겠습니다, 이렇게?

    ◆ 봉중근> 네. 그래서 그때부터는 정말 제 기억으로는 한 경기도 안 빠지시고 계속 오셨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반대를 하셨던 분이 나중에 그렇게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셨기 때문에 더 사실은 뭉클하고.

    ◆ 봉중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렇게 해서 초등학교 2학년 때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했던 야구. 그렇게 30년이 흘렀습니다. 돌아보면 굽이굽이 일들이 많았어요. 좋았던 때도 있고 부상으로 고생했던 때도 있고. 많은 시간들이 있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경기 하나 뽑아라 하면 뭐 뽑으세요?

    은퇴식을 치룬 봉중근 선수 (사진=lg트윈스)

     

    ◆ 봉중근> 정말 몇 경기가 있었는데요. 그래도 저희 팀 2013년 시즌 마지막 경기. 두산하고 경기였고요. 그 경기가 저에게도 되게 기록에 남는 경기였고 또 저희 팀에도 정말 기록에 남는 경기였어서 그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제일 꼽고 싶은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WBC에서의 경기도 있고 아시안게임 경기도 있고 하지만 그래도 LG선수로서의 경기가 제일 베스트로군요.

    ◆ 봉중근> 네. 경기가 끝난 순간 저희 선수들 모두 다 울었고 정말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어요. 마지막 시즌 경기였기 때문에. 또 이겼고. LG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세이브 기록을 갱신한 날이었고. 뜻깊은 경기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근데 그런데 '봉의사'라고 불리기 시작한, 그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한 건 2009년 WBC, 그러니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 후로 그런 거죠?

    ◆ 봉중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제 LG팬 아니어도 가장 기억하시는 경기는 이걸 거예요.

    ◆ 봉중근> 평생 제가 가지고 가야 할 별명이고요. 정말 대한민국 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지어주신 별명이고. 그때 제가 그렇다 할 포지션이 없었어요, 2009년 멤버에. 공은 되게 좋았으나 김광현이나 류현진 선수가 있었고 또 마무리 임창용 선수나 정말 훌륭한 선수가 많았거든요.

    ◇ 김현정> 여러분, 제가 잠깐만 그 장면을 떠올려드리자면 일본의 이치로 선수가 한국 야구는 우리보다 30년 뒤졌다. 이런 얘기를 (2006년에)해서 가뜩이나 우리 국민들 심기가 불편했는데. 그 이치로 선수를 상대로 우리 봉의사가, 봉준근 선수가 견제구를 2번 연속 던지려고 하니까 이치로 선수가 쪼르륵 쪼르륵 다시 1루로 돌아오고. 이 모습에서 우리가 굉장히 통쾌해했던 그 기억이 있는 거잖아요.

    ◆ 봉중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때였습니다, 여러분.

    ◆ 봉중근> 그 순간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던지는 거였고요. 또 태극 마크가 유니폼에 붙어 있거든요. 그걸 보면 정말 공 하나하나에 집중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끝나고 나서 이치로 선수하고 혹시 무슨 대화 나눠봤다든지.

    ◆ 봉중근> 아니요. 전혀 없었고요. 같은 호텔을 쓰다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일본 선수들을 몇 번 만났어요. 그 좁은 공간에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고.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이제 한국이랑 경기 안 했으면 좋겠다.' (웃음) 아, 우리만 부담을 갖는 게 아니구나. 그런 조그마한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고교 때 이미 유명한 투수였기 때문에 그대로 KBO로 진출하면 편히 스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미국으로 가신 건 왜 가신 거예요?

    ◆ 봉중근> 그 당시만 해도 박찬호 선배님이 미국에서 정말 잘하고 계실 때였고요. 또 도전을 해 보고 싶은 어린 마음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 하나로 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당시는 사실은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가 정말 대단한 거였고. 지금은 우리 후배들이 그때보다 꽤 많이 진출해 있잖아요. 특히 후배 류현진 투수가 잘해내고 있는데. 어떠세요, 보면?

    ◆ 봉중근> 며칠 전에도 통화를 했거든요. 워낙 친하다 보니. 그래서 1승을 플레이오프에서 하고 축하한다고 통화를 했는데. 너무 힘들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존경한다. 정말 부럽고 정말 칭찬한다고 제가 얘기를 했죠.

    ◇ 김현정> 아니 봉중근 선수가 후배 류현진 선수한테 '내가 존경한다, 너를.' 그러셨어요?

    은퇴식을 치룬 봉중근 선수 (사진=lg트윈스)

     

    ◆ 봉중근> 저는 그런 건 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른 어린 투수가 내가 못 던지는 구질을 던지면 저는 제가 직접 가서 배웠어요.

    ◇ 김현정> 참 멋있습니다.

    ◆ 봉중근> 그래서인지 후배들도 많이 따르고.(웃음)

    ◇ 김현정> 맞아요. 류현진 선수한테 존경한다, 너. 그러니까 류현진 선수가 뭐래요?

    ◆ 봉중근> '땡큐.' 이러던데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미국말 잘하나 봐요, 이제.

    ◆ 봉중근> 요즘에 인사도 영어로 하더라고요.

    ◇ 김현정> 두 사람 두 선후배 사이 끈끈한 거 보니까 서로 격려해 주고 하는 거 보니까 참 저도 마음이 좋습니다. 봉준근 투수, 은퇴하고 2주 돼서 실감 안 납니다마는 이제 점점 뭔가 계획을 세우셔야 되잖아요. 뭔가 해야 되잖아요. 뭐 하실 거예요?

    ◆ 봉중근> 일단 그래도 아직 LG트윈스 소속이라 선수는 아니지만 일단 후배들한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다 끝까지 주고 싶고요. 그게 11월달까지인데 그 후에는 해설위원도 한번 해 보고 싶고. 또 유니폼을 계속 입고 코치로서 후배를 가르쳐주고도 싶고. 야구를 절대 떠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코치를 한다고 그러면 역시 희망은 LG입니까?

    ◆ 봉중근> 당연히 LG에서 해야죠. 당연히입니다.

    ◇ 김현정> 당연히 LG. 코치, 감독. 계속 야구의 길을 걷고 싶다, 지도자의 길.

    ◆ 봉중근> 그게 마지막 목표인 것 같습니다, 저한테.

    ◇ 김현정> 여러분 지금 봉중근 선수의 목소리 들으시지만 굉장히 조곤조곤 조곤조곤. 입담이 좋으세요.

    ◆ 봉중근>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야구 해설로도 저는 만나고 싶고. 요즘 스포츠 선수들이 예능 프로그램도 꽤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거는 관심 없으세요?

    ◆ 봉중근> 그런 것도 관심 되게 많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제가 잘 맞혔네요.

    ◆ 봉중근> 좀 당황했습니다. 저는 카메라 울렁증도 없고. 막상 하면 좀 어렵겠지만 좋아해요.

    ◇ 김현정> 그래요?

    ◆ 봉중근> 그래서 주변에서는 항상 그러세요. 코치 이런 것도 좋지만 그건 나중에 해도 되고. 방송으로 가라. (웃음)

    ◇ 김현정> 저희 라디오를 예능 PD들도 많이 들으시거든요.

    ◆ 봉중근> 아, 그러세요?

    ◇ 김현정> 예능 PD들 듣고 계시면.

    ◆ 봉중근> 정말 재미있게 잘하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재미있게 잘하겠다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봉중근 선수를 불러주십시오. 봉중근 선수가 굉장히 솔직하네요, 보니까. 굉장히 솔직하고 열린 마음. 후배들과도 그래서 잘 지내는. 다 이유가 있었네요. 어디서나 칭찬받는 이유가 있는 선수였습니다. 참 본받을 점이 많았던. 봉중근 선수, 그동안 고생 정말 많이 하셨고요.

    ◆ 봉중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제는 부상 걱정 이런 거 훌훌 털고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 봉중근> 이제 좀 시작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 봉중근> 고맙습니다.

    ◇ 김현정> 2주 전에 은퇴했습니다. 봉의사. 영원한 대한민국의 투수 봉중근 선수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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