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의 여유' 넥센 박병호가 15일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고척=넥센)
어느덧 올해 가을야구에서 야수 중 팀 최고참이 됐다. 경기에서 한 방을 날릴 해결사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팀을 이끌어야 할 벤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넥센 박병호(32)가 2년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복귀한 시즌부터 가을야구에 도전장을 내민다. 넥센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KIA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4위 넥센이 5위 KIA보다 유리하긴 하다. 1승을 안은 넥센은 WC 2경기 중 한번만 이기거나 비기면 된다. 지금까지 3번의 WC 결정전에서 5위가 4위를 제친 적은 없다.
하지만 가을야구 경험에서 넥센이 살짝 밀린다. 2016년 WC 결정전을 치른 KIA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핵심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야수진에는 김주찬(37), 이범호(37), 최형우(35), 나지완(33) 등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승부처에서 한 방씩을 날려줄 능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KIA는 안치홍(28), 김선빈(29) 등 주축 선수들이 경험과 체력을 모두 갖춘 상황.
반면 넥센은 야수진에 베테랑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물론 김민성(30), 서건창(29), 김하성(23) 등은 가을야구 경험이 적잖다. 그러나 이정후(20), 김혜성(19)은 올해가 첫 가을야구인 데다 포수 김재현과 주효상도 그동안 주전이 아니었던 만큼 PS 경험이 적다.
이런 가운데 넥센은 팀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만한 이택근(38)이 빠졌다. 야수 중 현대 시절 우승 경험자인 이택근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WC 명단에 들지 못했다. 투수 중에는 오주원(33)이 KS 우승 경험이 있지만 야수 중에는 전무한 셈이다.
박병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며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탰다.(자료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면서 박병호가 야수 중 최고참이 됐다. 내야수 김지수도 같은 나이지만 대졸 신인이라 입단이 박병호보다 4년 늦다. 더욱이 팀내 비중을 감안하면 박병호와 큰 차이가 난다.
박병호도 이런 점을 느끼고 있다. 15일 WC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는 "2015년에 마지막 가을야구를 경험했는데 그때와 멤버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당시도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참다운 듬직한 출사표로 KIA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박병호는 "내일 1경기로 승리해서 다음 경기(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역할도 잘 알고 있다. 박병호는 "그래도 가을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정규시즌처럼 선배가 끌고 후배 따라와 한 팀이 되면 이번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적 낼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4번 타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일본과 결승전 등 4경기 연속 가공할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안팎으로 힘들었던 대표팀을 이끌었다.
올해 넥센에서도 엄청난 파워로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부상으로 113경기만 뛰고도 홈런 2위(43개)에 장타율(7할1푼8리), 출루율(4할5푼7리) 1위에 올랐다.
여기에 박병호는 이제 넥센 야수진을 이끌어야 할 최고참으로서 역할도 해내야 한다. 과연 박병호가 3년 만의 KBO 리그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