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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點心)은 마음에 점을 찍듯 아주 조금 먹는다는 뜻이 담겼다. 그렇더라도 요즘은 비용과 시간에 쫓겨 뚝딱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점심 풍속도를 연속 기획으로 마련했다.
①뚝딱! 김가네 김밥과 GS25 도시락 ②한손엔 마우스, 한손엔 젓가락…직장가 배달족 ③도시락과 탕비실…콜센터 옆 백반집, 장사 안되는 이유 (계속) |
외식은 사치다. 6천원짜리 백반 대신 집밥 도시락을 선택한 이들이 있다. 콜센터 직원들이 대표적이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찾은 서울 중구의 한 콜센터 탕비실에는 대형냉장고와 온장고, 전자렌지가 갖춰져 있었다.
냉장고에서는 김치와 각종 밑반찬이 빼곡했고, 온장고에는 밥과 국이 쌓여있었다.
서울 시내 한 콜센터 탕비실엔 도시락을 보관하기 위한 냉·온장고가 있다. 각종 밑반찬으로 빼곡한 냉장고(좌), 밥과 국이 쌓여 있는 온장고(우). (사진=박희원 기자)
6천~7천원짜리 허름한 식당 백반 한끼도 부담스러운 콜센터 직원들은 식비도 아끼고,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오손도손 나눠먹으면 점심이 더 즐겁다고 한다.
콜센터 직원 이은주(43)씨는 "나가서 먹으면 단짠단짠 과하게 먹어서 간단하게 도시락 싸 오는 게 속이 편하다"며 "나가서 먹으면 비싼 건 만원 정도 되는데, 식구들 먹은 거 조금씩 싸서 세네명 모여 먹으면 훌륭한 백반이 되니까 좋다"고 했다.
(그래픽=노컷 그래픽 제작)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공개된 외식비 자료를 보면, 김치찌개 백반, 짜장면, 비빔밥 등 대표적인 점심메뉴 가격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4년 5677원이었던 백반은 올해 5983원, 같은 기간 짜장면은 4492원에서 4932원, 비빔밥은 7835원에서 8278원으로 올랐다.
콜센터 직원 김필순(45)씨는 "하루종일 앉아서 업무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점심에 무리하게 먹으면 속이 안 좋아서 간단하게 싸오기 시작했는데, 다이어트도 되고 시간도 남다 보니 그 시간에 산책도 한다"며 "돈도 적게 들고 여러 모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수백명의 인원이 근무하는 콜센터가 들어서도 주변 음식점 상인들은 손님이 크게 늘지 않아 울상인 모습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식비 부담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건강식 문화가 겹쳐 집밥 도시락이 사무실에서 부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