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진=이한형 기자)
사법농단 의혹 '몸통'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대법원 법원행저처 차장이 전날 19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데 이어 16일에도 검찰조사에 출석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판사사찰 의혹 문건을 작성·지시한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 역시 판사사찰 의혹 조사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재판거래 의혹 등 임 전 차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사법농단 의혹에 관한 진술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검찰조사에서 임 전 차장이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날 조사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할지 주목된다.
이날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한 임 전 차장은 '오늘은 어떤 부분을 소명할 예정인지', '윗선 지시 없다고 판단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키며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임 전 차장은 전날 검찰청사 포토라인에서 "오해를 적극 해명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판사사찰 의혹에 대해 검찰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임 전 차장이 판사사찰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기억은 있지만, 연구관·심의관들이 알아서 만들어 온 것이라고 발뺌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차장이 판사사찰 의혹뿐만 아니라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난 만큼, 향후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재판거래 의혹과 예산 전용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임 전 차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재판거래, 판사사찰 의혹 문건 등을 작성·지시한 의혹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