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기타 연주로 클래식과 대중의 거리를 좁혔다고 평가받는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1983년생)가 내한했다. 19일부터 28일까지 전국 6개 도시를 투어하며 한국 관객을 만난다.
17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로쉬는 "한 나라에서 전국을 돌며 연주하는 것은 귀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2년 전 팔 부상으로 예정됐던 공연을 갑자기 취소하고 활동까지 쉬어야했던 그이기에, 이번 내한은 더 없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몬테네그로 출생으로 9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데뷔한 밀로쉬는 2011년 도이치 그라모폰지 선정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 2012 영국 클래식 브릿 어워드 '올해의 아티스트상', 독일 에코 클래식 어워드 신인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이다.
2011년 소프라노 조수미의 데뷔 25주년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하고 데뷔 음반 발매를 기념하며 가진 쇼케이스에는 가수 장재인과 함께 무대를 꾸며 우리에게도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밀로쉬는 이번 무대에서 '기타의 목소리'라는 주제로 솔로 연주와 앙상블 연주를 펼친다.
그는 "프로그램 제목은 '기타의 소리'(The voice of guitar)이다. 정통 클래식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는 바흐를 시작으로 스페인 음악을 대표하는 '호아킨 로드리고', 탱고의 황제라 불리는 아스트로 피아졸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존 레논의 명곡을 선보인다"고 했다.
밀로쉬는 "고전부터 팝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특별히 선곡했다"며 "고전음악들을 편안하게 들려주는 게 클래식 기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클래식 기타는 밀로쉬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악기이도 하다. 심지어 인생의 방향까지 바꿔주었다.
그는 "내가 태어났을 당시 몬테네그로는 전쟁 중이어서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다"며 "그런 힘든 상황에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음악을 기타로 경험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몬테네그로라는 배경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다른 가족들처럼 의사나 변호사 등 다른 직업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앙상블은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성신여대 전임교수) 등 국내 최정상 현악 7중주단이다.
탱고의 전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터키의 풍광과 감성을 그린 도메니코니의 '코윤바바' 등 이국적 감성을 선사하는 곡과 조지 해리슨의 '태양이 떠오른다', 폴 매카트니의 '언덕 위의 바보', '일리노어 릭비' 등을 연주한다.
공연의 피날레는 우리의 전통민요 '아리랑'이다. 국내 음악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편곡 공모전을 통해 밀로쉬사 직접 심사해 선정한 곡이기도 하다. 기타와 아리랑, 현악 7중주가 접목된 드라마틱한 연주가 될 것이라고 그는 자신했다.
밀로쉬는 "어느 외국 음악가가 몬테네그로에 와 민속음악을 해주면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다"며 "실제로 "어릴 때 외국 연주자가 와서 공연을 해주는 건 신나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밀로쉬와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성신여대 전임교수)은 "밀로쉬는 기타만으로 온전히 무대를 빛나게 할 수 있는 매혹적인 연주실력, 놀라운 기교와 유연하며 절묘한 음색을 지녔다"며 "2년 전 부득이한 사정으로 맺지 못한 인연을 이제 맺게 돼 기쁘다. 관객에게 감동이 전해지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이건홀딩스·이건산업·이건창호 등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EAGON)이 주최한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실력 있는 해외 연주자들을 초청하여 국내에 소개하는 음악회를 매년 무료로 열고 있으며, 올해 29회를 맞았다. 공연 CD 판매 수익금 등은 유니세프에 기부해 오고 있다.
밀로쉬 역시 자선 및 음악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발칸 전쟁 고아를 비롯해 다양한 배경의 아동을 돌보고 있는 보육원을 후원하고 있으며,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런던의 음악교육 재단 후원자로도 활동 중이다.
한편, 밀로쉬는 전국 6개 순회공연을 시작하기 바로 전날인 18일 낮 덕수궁 즉조당 앞에서 특별 공연' 덕수궁과 함께하는 이건음악회'를 연다. 순회공연은 인천, 고양, 광주, 대구, 서울, 부산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