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의심을 받고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사건을 계기로 맘 카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과거 불거졌던 비슷한 사례들이 재조명되고 '맘충(육아를 이유로 주변에 피해를 주는 엄마)'으로 대변되는 혐오 정서가 겹치면서 인터넷 맘 카페는 어느새 '공공의 적'이 됐다.
앞서 올해 7월 경기도 광주 한 인터넷 맘 카페에는 아이들을 태운 태권도장 차량이 난폭운전을 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 글쓴이가 '회사 앞에 화물차를 세우고 물건을 싣던 중 어린이 차량이 질주해왔고 차에는 10명 넘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태권도장 관장이 반박 글과 함께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올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6분짜리 영상에는 길을 막은 화물차를 본 관장이 차량을 세운 뒤 "길을 막으시면 어떡하느냐"고 묻고 기다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후 글쓴이가 관장에게 직접 사과하며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이 태권도장은 거센 항의와 학부모 문의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맘 카페라는 공간이 애초 목적과 달리 범죄의 미끼로 악용되거나 상업적으로 변질한 사례가 많다는 비판도 있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올해 5월 맘 카페 회원 300여명을 도박사이트로 유인해 12억원가량을 받아 가로챈 사기단 1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인터넷 맘 카페 회원들에게 고수익을 돌려주겠다는 홍보성 쪽지를 무작위로 보내고 이들을 도박사이트로 유인해 투자금을 가로챘다.
대다수가 주부인 피해자들은 맘 카페 회원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유인 쪽지를 받고 범행에 말려들게 됐다.
2016년에는 회원 수가 8만여명인 대전 한 맘 카페가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협력 업체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상업화로 반발을 샀다.
당시 이 카페에는 이벤트, 공구, 체험 행사와 특정 제품의 후기를 쓴 광고성 댓글만 달려 '가짜' 정보만 판친다는 비판도 일었다.
2009년 6월 개설돼 1만3천여명이 가입한 경기도 성남 판교의 한 맘 카페 역시 2016년 카페 운영자가 상업화 방침을 밝혔지만, 회원들이 운영자 퇴진을 거세게 요구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촉발한 '신상 털기'와 '마녀 사냥'이 인터넷 공간의 고질적 문제였던 만큼 맘 카페에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이 되레 남녀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는 사회 전반에 깔려 있던 '맘(Mom)혐' 정서와 이번 사건이 맞물려 비난의 화살이 더욱 집중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맘카페만의 문제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며 "맘 카페에 집중된 비난은 사회 전반에 깔린 혐오 정서와도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매우 안타깝지만 엄마들이 분노하는 보육 실태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까지 무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