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은 17일 원희룡 제주지사와 황교안 전 총리 등 보수인사들과 접촉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서 폭 넓게 많은 분들과 두루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 전반에 걸쳐 사안이 많으니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고민을 같이 해보자는 차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보수대통합을 위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한 보수진영 인사들을 접촉 중인 김 비대위원장은 오는 18일에는 원 지사를 만나기로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원 지사가 언론을 통해 입당 거부의사를 보인 것에 대해선 "제가 (원 지사에게) 입당을 권유할지 안할지 모르지 않냐"며 "바로 입당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현재 당면 문제로 경제와 외교‧안보등 부분에서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차 한잔 마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보수 정치권 내지 우리 사회의 보수집단 전체에 있어서 한국당이 솔직히 중심성을 강화했으면 하는 욕심은 있다"면서도 "바로 물리적 통합이 가능한 상황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받는 황 전 총리와 중도보수 세력이 발판인 오 전 시장 등 결이 다른 인물들을 영입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돼 통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태극기 세력이 통합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한국당이 전체적으로 보수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물리적 통합을 이뤄 하나의 당으로 간다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관계를) 묶고 연결하는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이 최근 언급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끝장토론'과 관련해선 "전 변호사가 해당 제안을 해왔는데, 당내에서 비대위원장이 되자마자 사실 그런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끝장토론 하면 아차하는 순간 분열구조가 강화될 수 있어 안 하고 있었다. 결국 시간의 문제로 어떤 형태든 한번은 (토론을)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시기에 대해선 "일단 지금 국감은 지나야 한다"며 "작은 토론이 될 수도 있고, 큰 토론이 될 수도 있는데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당내 계파갈등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당성 여부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한편, 원 지사는 오는 18일 김 비대위원장의 면담 요청에 응하겠다면서도 입당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도지사로서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도정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의 제주 방문과 만남을 의도적으로 회피할 까닭이 없다"며 "제주를 찾아오는 손님을 일부러 회피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그래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찾아오는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제주의 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와 야당의 도움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라며 "무소속 도지사로서 도민에게 이미 약속했듯 중앙 정치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오로지 도정에만 전념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재편 과정에 당장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 방문 후 오는 18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대 행정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