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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군 사고부터 서울지하철 '친인척 특혜채용' 논란까지(종합)



사회 일반

    구의역 김군 사고부터 서울지하철 '친인척 특혜채용' 논란까지(종합)

    • 2018-10-17 20:27

    스크린도어 사고 계기로 외주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작업
    임금·복지 차별 논란에 무기계약직 다시 정규직 전환…'노-노' 갈등도

    서울교통공사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친인척의 정규직 특혜 전환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이 공공기관 전수 조사까지 촉구하며 이슈 몰이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철저한 심사와 검증을 거쳐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졌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한국당이 제기하는 채용 비리 의혹이 "전형적 정치 공세이며 민주 노조 죽이기"라고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논란을 제대로 보려면 비극적인 구의역 사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 김모(당시 19세) 군은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는 용역업체에 외주를 줬던 지하철 안전 관련 업무를 모두 직영화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의역 김 군 같은 외주업체 비정규직 직원들은 심사 과정을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했고, 자회사 직원들도 면접을 통해 본사 무기계약직으로 흡수했다.

    무기계약직은 고용 안정성은 있지만 임금 체계, 승진, 각종 복리후생 등 근로 조건이 정규직과는 달랐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을 역임한 윤준병 행정1부시장은 "무기계약직은 고용노동부가 정규직으로 인정했기에 당시 구의역 사고 수습 대책을 세우며 '정규직 전환'과 같다고 생각하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무기계약직들이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데 연봉·복리후생에 차이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는 통합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2017년 5월 31일 이후 더욱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해 직원 총 1만7천명의 거대 조직이 태어나면서 인적 결합은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된 상태였다.

    서울시는 고민 끝에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의 연봉·복리후생 차이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고 통합 서울교통공사 출범 두 달 후인 2017년 7월 서울시 산하 기관 무기계약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각종 차별을 받아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고용구조를 바로잡겠다"며 비정규직 차별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시민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선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울교통공사의 4년 차 이하 정규직 직원들이 "합리적 차이 없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한다"며 서명운동·집회를 조직적으로 벌였다.

    무기계약직이 전환될 경우 후배가 될 수밖에 없는 2015∼2016 입사자가 주축이 됐다. 이들은 정규직 입사자가 전공과목과 영어 시험 등 채용 절차를 거쳐 수십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반면, 무기계약직은 면접 등 3개 절차만 거쳐 채용됐는데 똑같이 정규직이 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노-노(勞勞)' 갈등이 증폭되며 교통공사 내부 익명 게시판에 비방글이 난무하자 교통공사는 익명 게시판을 아예 폐쇄해버리기도 했다.

    무기계약직의 채용 문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과정에서 처음 거론됐다.

    당시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전·현직 일부 직원의 아들과 친인척이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서울교통공사 등 산하 기관 무기계약직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친인척 특혜 채용된 무기계약직들은 특혜를 두 번 받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교통공사 노사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가장 큰 부분은 직급과 채용 형태였다.

    사측은 3년 이상 근무한 무기계약직부터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자는 반면 노측은 일괄 전환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노사 협상 과정에서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입사 3년 이하 무기계약직에는 '7급보' 직위를 부여하고, 입사 3년을 채웠다면 직무역량평가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7급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합리적 차이'를 두기로 한 것이다.

    무기계약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교통공사 노사 협상은 지난해 12월 3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지하철노조(1∼4호선)와 5678서울도시철도노조(5∼8호선)가 하나로 통합하면서 정규직 전환 협상이 탄력을 받았다. 한국노총 산하 서울메트로노조는 상급단체 결정 문제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통합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했던 교통공사 직원들은 바로 헌법재판소에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서울교통공사 정관 개정안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서울행정법원에 "개정안을 무효로 해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서울교통공사 7급보 직원 일부는 정규직 완전 전환을 위한 승진 시험에 대거 불참했다. 지난 7월 첫 시험 때 응시 대상자 626명 중 393명이 시험을 보지 않았다. 노조는 "불합격자가 나오는 시험은 노노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전원 합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과 공개채용을 거쳐 정규직으로 들어온 이들 사이에 '합리적 차이'를 두자는 문제는 지난달에야 노사 합의를 통해 풀렸다. 올해 안에 7급보 직원의 직무역량평가와 직무교육을 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 전환된 1천285명 중 기존 직원 친인척이 108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또다시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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