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10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한국은행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에서 동결했다.
이에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말 0.25%포인트 인상 이후 11개월째 제자리에 머물게 됐다.
한은이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무엇보다 경기와 물가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오후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으로 성장과 물가, 고용 전망치의 하향조정이 예상된다.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3.0%에서 지난 7월 2.9%로 내려잡은데 이어 또다시 0.1%포인트 가량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IMF와 해외투자은행들도 최근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1%~0.2%포인트 하향조정하고 있다.
여전히 잠재성장률(연 2.8~2.9%) 수준의 성장세라고 할 수는 있지만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지난달 1.9%로 반짝 반등하긴 했지만 근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1.2%에 머물렀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보이고 고용률도 8개월째 내리막길을 걷는 등 고용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여권발 금리인상 압박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커졌지만 한은이 이달에 바로 금리를 올릴 경우 여권의 압력에 밀려 올린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에 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다음달 금통위에선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잇따라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됐고 이주열 총재도 최근 연이어금융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왔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기회는 다음달 30일 금통위 한 차례 밖에 없다. 이 때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데 이어 12월에도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2.00~2.25%로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상단이 3월부터 역전되기 시작해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내외 금리격차가 벌어지면서 외국인 자본유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채권시장에선 외국인자금이 지난 달 9개월만에 2조원 순유출을 기록하는 등 벌써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