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 남구 BIFC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사진 = 강동수 기자)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금융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문성과 도덕적 자질에 문제가 있는 인사를 자회사 사장 자리에 앉히는 등 공기관의 도덕성과 방만한 운영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19일 부산국제금융센터 BIFC에서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신용보증기금 등 4개 지방 이전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 감사가 열렸다.
이날 국감에서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행태가 어김없이 단골소재로 도마에 올랐다.
먼저,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예탁결제원 자회사인 'KS드림' 대표이사 선임 문제를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전전에 있던 회사에서 회사 지침을 어겨서 사표를 냈다. 이후 옮긴 회사에서는 근무태만이 문제가 돼 역시 사표를 냈다. 그런 사람을 직원을 뽑겠냐?"고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에게 물었다.
이에 이 사장은 "직원 채용과정에 검증절차가 있고, 아마도 그런 사람은 뽑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유 의원은 "그런데 왜 뽑으셨냐? 내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예탁결제원이 최근 설립한 자회사 KD드림 김남수 대표"라고 일침했다.
유 의원은 "김남수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중 공직자 골프금지령을 어기고 대기업 간부와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국전기안전공사 감사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한 여성과 노래방 등에 갔다는 진정서 내용일 밝혀져 사표를 냈다"며 비정규직 용역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하겠다며 만든 자회에서 이런 사람을 앉히면 해당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거세게 따져물었다.
유 의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직원 스스로 작성하는 '자기 신고서'에 정부기관 친소관계를 조사한 사실도 추궁했다.
인사평가에 활용되는 자기신고서 항목에 정부기관 친소관계를 포함시킨 것은 주택금융공사가 유일하며, 이는 정부 주요기관 인사들과의 친분이 인사이동이나 평가에 영향을 미쳐 인사의 공정성을 훼손한 수 있다며 감사원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예탁결제원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135억원을 들여 임직원 숙소용으로 오피스텔 116실을 매입한 것을 두고 특혜 문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승인해 준 것은 3실 뿐인데 예탁원은 무려 116실을 전세도 아니고 매입해버렸으며, 직원들이 임대료도 안내고 관리비만 내고 사용하는 것 또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주택금융공사가 해외봉사활동 은행연합회 돈으로 다녀온 사실을 거론하며, 주금공의 해외출장 54번 중 18번을 다른 기관 돈으로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적절한 것은 아닌지 추궁했다.
또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자산관리공사 '캠코'가 맡은 국세 체납액 위탁 징수 실적이 지난 7월 기준 1216억 원으로 전체 징수 대상 금액 9조 4034억 원의 1.3%에 불과하다며 국세 체납 징수 실적 저조 등 부진한 업무성과를 따져물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이전 공공기관들이 부산금융중심지 활성화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제수 의원은 부산금융중심지 지정된지 10년이 지나도록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 실적이 전무하고 글로벌 금융중심지 지수가 하락하는 등 부산의 금융도시경쟁력이 뒷걸음질치고 있다며, 이전공공기관들이 금융클러스터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과 인력을 적극 투입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세미나조차 거의 대부분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부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