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과 탈퇴가 쉬운 건강보험 제도를 악용해 부과 기준일을 피해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혜택만 받아간 '내국인 얌체족'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특정기간 가입자들의 보험급여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건강보험 가입자격을 취득했다가 같은 달 31일 사라지는 사람은 968명이었다.
이들은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매월 1일을 피해 빠르면 2일부터 자격을 취득한 뒤 다음달 1일이 되기 전 탈퇴하는 편법으로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런 얌체족들에게 보험료를 걷지 않고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는 3년간 5억500만원이었다. 1인당 한 달에 52만2000원씩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셈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료보호를 받는 사람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되, 원하면 가입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점을 이용한 것이다.
'내국인 얌체족'은 2016년 203명, 지난해 326명에 이어 올해는 9월까지 439명으로 늘아었다.
이들에게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액도 2016년 1억889만원, 지난해 1억7627만원에서 올해만 2억2136만원으로 급증했다.
김 의원은 "내국인 얌체족들의 급여액은 매월 2월 가입, 31일 상실자들만을 대상으로 추계했기 때문에 같은 달 내에 가입과 탈퇴가 이뤄진 모든 사람의 급여액을 확인한다면 실제로 해당 인원과 급여액은 이보다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더는 편법 이용이 가능하지 않도록 건강보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