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준플레이오프 1차을 보기 위해 대전 한화이글스파크를 찾은 팬들이 매표소 앞에 줄지어 있다. 이날 현장 판매분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많은 팬들이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노컷뉴스)
"죽기 전에 한화가 가을야구 펼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오늘 소원 풀었네요."
19일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한화 팬 김진수(36·남·대전)씨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빙그레 시절부터 한화를 응원한 김씨는 친구와 함께 11년 만의 가을야구 축제를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인터넷 예매로 좌석을 확보한 김씨는 "죽기 전에 한화가 가을야구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오늘 드디어 소원을 풀게 됐다. 나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다.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경기는 6시 30분부터 시작하지만 팬들은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아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인터넷 예매로 운 좋게 티켓을 손에 넣은 한화 팬 김민성씨가 한화 이글스의 선전을 응원했다. (사진=노컷뉴스)
경기장 앞에서 티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던 또 다른 한화 팬 김민성(23·남·옥천)씨는 "인터넷 예매가 시작한 날 운이 좋게 예매에 성공했다"며 "11년 만의 가을야구라 떨린다"라고 말했다.
한화가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는 마음도 드러냈다. 김씨는 "아버지와 2006년 한국시리즈 3차전을 직관하면서 한화 팬이 됐다"며 "가을야구에 진출한 이상 꼭 우승까지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한화를 응원했다.
하지만 모두고 기쁨의 웃음을 지은 것은 아니다. KBO에 따르면 이날 경기의 입장권 12,400장은 모두 예매로 팔리면서 현장 취소분이 발생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전 9시부터 매표소 앞을 기다린 백진욱(29·남·대전)씨는 4시 30분 매표소가 문을 열고 현장 판매분이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백씨는 "티켓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라면서도 "하지만 기다리는 게 힘들지 않았다. 집에서 TV를 보며 한화를 응원하겠다"고 한화의 선전을 기대했다.
응원도구를 구매하며 한화 이글스와 함께 가을야구를 즐길 준비를 마친 강천후(왼쪽)씨와 노혜주씨. (사진=노컷뉴스)
기념품샵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픈 시간인 4시전부터 팬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대기 인원은 10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차례로 입장했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기념품을 구매한 강천후(25·남·청주)씨와 노혜주(24·여·청주)씨는 "한화를 위해 다양한 응원도구를 샀다"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화 구단 역시 팬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경기장 관람석마다 꽃 한 송이씩을 놔두며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선물했다.
꽃과 함께 놓인 편지에는 "11년 동안 부진했던 성적에도 승패를 넘어 불꽃응원을 보내준 이글스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을 담아 감사함을 전했다.
팬과 구단 모두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들뜬 한화. 대전의 축제는 이제 막 시작됐다.
한화 이글스 구단이 팬들을 위해 준비한 꽃과 편지. (사진=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