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이 넘는 돈이 정부 누리과정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원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부 예산 집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회의원들과 교육부 관료, 법조인들도 노골적으로 사립유치원을 편든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CBS노컷뉴스는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연재 보고서를 통해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확보 방안을 비롯한 법과 제도의 개선점을 모색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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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포기
②사립유치원 국가 회계시스템 중단, SW 영향평가 때문이라더니
③ [사실은...]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도입 추진 중"이라는데
④'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실종…교육부, 약속 파기
⑤'유치원은 학교!'…사립유치원도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마땅
⑥사립유치원, 국가지원 없다더니…국고지원비율 최소 45%
⑦국공립유치원 취학률 40%까지 확대… '빨간 불'
⑧[기자의 창]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이 답이다"
⑨유은혜,"사립유치원 회계, 민간 회계프로그램 아닌 국가관리"
⑩토론회 방해 사립유치원 원장 vs 완장 찬 시민감사관
⑪경기도교육청,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돌연 중단 방침 왜?
⑫사립유치원 '교육 농단'…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⑬유은혜 "사립유치원 비리, 무관용 원칙"
⑭박용진, 누리과정 예산 지원금→보조금 개정 추진… 횡령죄 처벌 가능
⑮에듀파인 어렵다더니, 1개월 경력의 유치원 교사도 5분이면 OK!
⑯[사립유치원 20문 20답]폐원 협박?… 당국 인가 받아야 가능
⑰에듀파인 어렵다는 '거짓 주장' 세력들 vs 학부모 '무조건 에듀파인! |
◇프로그램 사업자협의회 '에듀파인 어렵다' 거짓 주장 퍼뜨려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이 어렵다는 '거짓 주장'을 퍼뜨려온 이들과 이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시장· 사회· 정부· 정치권 전반에 걸쳐 위세를 떨치고 있다.
반면 사립유치원 비리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학부모들은 '에듀파인은 어렵다' 주장이 거짓임을 알고 '무조건 에듀파인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은 공사립 초중고등학교, 공립 유치원에서 사용하고 있고, 사립유치원에서만 특수성을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확대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로 '에듀파인은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고 있다.
'프로그램 사업자협의회' 관계자는 "프로그램 사업자협의회에서는 에듀파인은 너무 쓰기 힘들다. 그래서 안 쓴다. 입력하는 단계가 좀 많다. 지금 이런 분위기로 알고 있다. 저희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립유치원 교사들은 사용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에서 1년을 근무하다 지난달 1일 공립단설유치원에 부임한 김 모 교사. 그녀는 사립에서 당연히 에듀파인 사용 경험이 전혀 없고, 공립에 부임한지 1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임자의 시범을 두세 번 본 후, 순서표에 따라 어려움 없이 혼자서 에듀파인 결재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립단설유치원의 2년차인 다른 김 모 교사 역시 "처음에 에듀파인 시스템 자체가 낯설어서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한두 번만 해보니까 그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주일 한 번 하다 보니까 어렵지 않게 습득하고 5분 정도면 금방 금방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자들도 '에듀파인 어렵다' 공공연하게 주장에듀파인 사용이 어렵다는 거짓 주장은 프로그램 사업자 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담당 간부공무원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지난 16일 교육부 차관 주재 시도교육청 감사관 회의에 다녀온 한 감사관은 "교육부에서 에듀파인이냐 별도의 국가관리회계시스템 개발이냐를 놓고 검토 중이다"며 "그런데 에듀파인은 사립유치원에서 사용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교육부 장관 주재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가 있던 날, 교육부의 국장급 간부는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사용 여건이 되지 않는다. 국공립 유치원은 행정직원이나 지원 인력이 있지만, 사립유치원은 그런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기자가 교사가 직접 해도 될 정도로 에듀파인 다루기가 쉽다고 했더니, 그 교육부 간부는 "교사가 수업을 해야지, 에듀파인 쓰면 교사 잡무만 더 늘리게 된다"고 답변했다.
◇교육부, 민간소프트웨어 영향평가로 '거짓 주장' 두둔한 셈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적용을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별도의 국가관리회계시스템개발로 전환하면서, 민간소프트웨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평가를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이 민간소프트웨어 시장의 당사자인 '프그그램 사업자협의회'는 에듀파인 사용이 어렵다는 거짓 주장을 공공연히 퍼뜨리고 있는 업자들이다.
교육부 역시 영향평가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에듀파인 사용이 어렵다는 '거짓 주장'을 내세우는 '프그그램 사업자협의회', 사립유치원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에듀파인 사용이 어렵다는 주장의 본질은 사립유치원에서 비리가 드러날까 두려워 투명한 회계시스템을 거부하기 위한 거짓일 뿐이다.
◇다음주 당정협의, 사립유치원 대책 '에듀파인 실종' 우려교육부는 18일 발표한 사립유치원 대책에서, '유치원 국가시스템 도입'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은 다음 주 당정협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원 상당수가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와 한국유아정책포럼이 주최하는 사립유치원 지원 확대 세미나에 참석하며 정치적 후원 역할을 해왔다.
이 두 단체는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을 위한 재무회계규칙 도입과 에듀파인 도입에 결사 반대하며 작년 '집단 휴업' 겁박과 지난 5일 '국회 토론회' 방해를 주도했다.
상당수 국회의원이 사립유치원의 정치적 후원 역할을 해온 만큼, 당정회의에서 에듀파인 도입이 흔들릴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시민단체· 학부모, '무조건 에듀파인 도입' 요구 봇물
그러나 민심은 '에듀파인 무조건 도입'으로 모아지고 있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20일 오전 서울 시청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에듀파인 무조건 도입을 촉구할 예정이다.
동탄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도 21일 오후 집회를 열어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의 사립유치원 전면 도입을 촉구할 예정이다.
당정회의에서 온갖 대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에듀파인 전면도입을 채택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를 회피해 미봉책에 그칠 경우 2020년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