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가 다음달 6일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간 15% 인하된다.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ℓ당 123원, 경유는 87원, LPG부탄은 30원 각각 내려갈 전망이다.
정부는 24일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 LPG 부탄 등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주행세, 교육세 등을 망라한 개념이다. 휘발유는 소비자가격의 54.6%, 경유는 45.9%, LPG부탄은 29.7%가 세금이다.
유류세 한시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의 5개월간 10% 인하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인하로 6개월간 2조원의 부담 경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휘발유의 경우 이달 셋째주 기준 전국 평균 소비자가는 10%의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ℓ당 1686원이었다. 15% 세율 인하가 100% 가격에 반영되면 ℓ당 1563원으로 7.3% 낮아진다.
ℓ당 1490원인 경유는 5.8% 내려간 1403원, 934원인 LPG부탄은 3.2% 낮은 904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가 상승과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및 서민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를 한시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6년만 해도 배럴당 41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53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초 66달러, 5월엔 74달러, 이달 들어선 77달러를 넘어서며 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에 ℓ당 1402원이던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491원, 올해초 1551원, 7월엔 1610원 등으로 꾸준히 치솟고 있다.
현행법상 유류세로 걷힌 재원은 무조건 SOC 사업에 투입하도록 돼있다. 당국은 6개월간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SOC 투자재원은 교통시설 특별회계 여유자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 정유사·주유소·충전소 업계와 조만간 간담회를 갖고 유류세 인하분의 신속한 반영을 요쳥할 계획이다. 특히 일일 가격보고 제도를 통해 유류세 인하분이 적시에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정유사간 또는 주유소간 가격 담합 여부를 모니터링해 부작용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류세 인하가 정부 얘기처럼 '서민과 영세자영업자 부담 해소'에 정말 도움이 될지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오히려 정유업계를 비롯, 높은 배기량을 쓰는 부유층에게만 더 큰 혜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인하 당시에도 서민층보다는 부유층에 6.3배 이상의 혜택이 돌아가면서 양극화만 더 심화시켰다는 분석 보고서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말 기준 등록된 자동차 2253만대 가운데 전체 승용차의 84%가 2500cc 미만"이라며 "화물차 358만대 가운데서도 영세자영업자가 운행하는 1톤 이하 트럭이 288만대로 8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