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부터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지켰던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은 14년 만에 전북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결국 K리그를 떠난다. 과연 굳건했던 ‘1강’의 아성은 흔들릴 것인가.
K리그1 전북 현대는 지난 22일 최강희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의 지휘봉을 잡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근 들어 가을이면 최강희 감독의 중국 진출설이 꾸준하게 대두됐고, 매번 최강희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톈진의 러브콜은 그 어느 클럽보다 화끈했고, 구체적이었다.
결국 2005년 여름 전북 지휘봉을 잡고 감독을 데뷔한 최강희 감독은 2020년까지 계약이 남은 상황이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중국으로 떠난다. 최강희 감독은 계약 기간 3년, 연봉 총액 약 250억원의 역대 한국인 지도자 가운데 최고 대우와 함께 중국 슈퍼리그에 입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희 감독과 이별하는 전북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수로, 또 코치로 전북을 10년간 경험한 김상식 코치의 선임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 코치 역시 최강희 감독과 함께 중국으로 떠날 가능성도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떠나는 최강희, 후임은 누가 될까최강희 감독의 이동은 곧 전북의 변화를 의미한다. 최강희라는 리더와 함께 14년간 견고한 ‘전주성’을 쌓았던 전북이라는 점에서 리더십의 교체는 균열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최강희 감독과 전북은 후임 감독의 선임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신태용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 등 과거 K리그를 주름잡았던 많은 감독이 자유의 몸으로 지내고 있다. 이 때문에 K리그에서 감독 교체의 가능성이 대두될 때마다 이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후임을 논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막상 전북은 ‘익숙함’을 택하거나, 아니면 전혀 다른 ‘색’을 입힐 계획이다.
‘익숙함’은 ‘리틀 최강희’의 등장을 의미한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올 시즌 수석코치 역할을 맡은 김상식 코치의 승진이다.
김 코치는 2009년 이동국과 함께 성남을 떠나 전북 유니폼을 입으며 최강희 감독과 함께 선수로, 또 현역 은퇴 후에는 코치로 오랜 세월을 함께 했다. 이 때문에 최강희 감독의 ‘복심’으로 통한다.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전북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할 만한 지도자로 꼽힌다.
다만 전북은 최강희 감독과 함께 김상식 코치도 톈진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지금까지 익숙했던 이들과 완전한 이별도 준비해야 한다. 이 경우는 국내 지도자가 아닌 외국인 지도자의 선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누가 후임으로 오더라도 최강희 감독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외국인 감독이 오지 않는 한 당장 한두 시즌 안에는 큰 틀에서 전북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감독 체제로 꾸준한 투자를 이어오는 울산은 최강희 감독이 떠나는 전북의 '아성'을 위협할 경쟁 팀으로 꼽힌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전북, 빈틈을 노릴 경쟁 후보는
최강희 감독의 중국 슈퍼리그 진출이 주는 영향은 단순히 전북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 최근 수년간 전북이 ‘1강’으로 군림했던 만큼 K리그 우승 경쟁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팀이 전북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전북은 2009년 K리그에서 처음 우승한 이래 2018년까지 최근 10년간 총 6개의 ‘별’을 가슴에 달았다. 그 사이 FC서울이 3회(2010, 2012, 2016)으로 전북의 최대 경쟁자였고, 포항(2013)이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하지만 ‘포스트 최강희’ 체제의 전북을 가장 위협할 상대는 같은 ‘현대가(家)’의 울산이 꼽힌다. 수원과 포항, 제주, 서울 등의 전력 격차가 분명한 가운데 김도훈 감독 체제로 꾸준하게 전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만큼 2019년에는 전북과 격차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후보라는 분석이다.
김환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이어온 전북과 나머지 팀의 격차가 (내년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중에서도 울산이 전북의 도전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단 김 해설위원은 “임대생 믹스, 계약이 마무리되는 리차드의 거취가 변수”라고 꼽았다.
이어 “수원은 올 시즌을 끝으로 감독이 바뀐다.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복귀했지만 정상적인 팀 전력을 구축까지 단시간에 정상화가 쉽지 않다. 울산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