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가 난 제주 삼다수 공장 페트병 제조 설비.
제주 삼다수 공장 30대 직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제주도 산하 공기업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원희룡 지사도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삼다수 생산 공장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원인 규명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4일 제주도 환경보전국과 제주도개발공사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역시 쟁점은 지난 20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직원 김모(35)씨의 사망사고였다.
당시 김씨는 페트병 제조 기계에 몸이 끼여 안타깝게 숨졌다.
◇ 원희룡 제주지사는 왜 사과 안하나강성민 의원(제주시 이동2동을,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도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에서 안전사고가 난 만큼 원희룡 지사는 즉시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유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영혼을 달래려면 상급기관인 제주도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제주도개발공사만 사과할게 아니라 원 지사의 사과도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강성민 의원은 2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삼다수 공장 사망사고에 대한 원희룡 지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도의회 제공)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발표한 제주도개발공사는 사장이 행정사무감사장에 나와 다시한번 고개를 숙였다.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통감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고 밝혔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도 "제주도개발공사를 총괄하는 담당 국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 삼다수 공장 열악한 근무환경 질타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열악한 근무여건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강성민 의원은 "삼다수 공장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직원이 정원보다 61명이나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개발공사가 임원의 정원은 다 채우고 하위직 근무인원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생산라인의 직원이 부족해 3조 2교대로 12시간을 근무하는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강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안창남 의원(제주시 삼양.봉개동, 민주당)도 "4조 3교대로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추센데, 개발공사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오경수 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4조 3교대로 전화해 근무하고 있었지만 올해 8월부터 육아휴직이나 군대가는 인원이 있어서 채용절차가 이뤄지는 3개월만 3조 2교대로 근무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8월 8일 채용 절차에 들어가 70명을 선발한 상태고 10월 29일부터 투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 생수 시장 점유율 1위…공장 이직률은 평균보다 높아삼다수 공장의 높은 이직률도 지적됐다. 안창남 의원은 "근무여건이나 임금, 복지 수준이 열악해 삼다수 공장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비율이 높다"고 질타했다.
연매출이 2600억원이고 누적 판매가 70억 병을 돌파한데다 생수 시장 점유을 1위인데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안해주니까 이직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경수 개발공사 사장은 "이직률이 다른 기업 평균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근무환경 개선과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24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삼다수 공장 사망사고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 난항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출입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멈추고 문이 닫혀야만 작동하는데 사고 당시 문에 열쇠가 꽂혀있어 문이 닫힌 것과 같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기계작동 이력 확인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내 페트(PET)병 제조 기계를 만든 일본의 A 업체는 기계 자체에서 비상 버튼을 누른 이력과 오류 발생 현황 외에 작동 버튼을 누른 이력 등 다른 부분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공장 내 폐쇄회로(CC)TV가 없던 상황에서 사고 당시 기계작동 이력까지 확인이 어려워지면서 사고원인 규명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