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은 그게 아니었어요' KBO 정운찬 총재(왼쪽)는 25일 장윤호 KBO 사무총장을 통해 지난 23일 국회 국감에서 논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오른쪽)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은 국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을 하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
국회에서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에게 '불찰 발언'을 했던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간접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25일 "오늘 오후 선 감독을 만나 정 총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선 감독과 관련한 일부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해 해명을 한 것이다.
당시 정 총재는 "선 감독이 집에서 TV로 선수를 분석한다"는 것에 대해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국가대표 전임 감독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팬들과 언론은 야구의 특성을 모르고 총재가 발언했다면서 부적절성을 질타했다. 또 야구계의 숙원이던 전임 감독제를 불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KBO 총재로서 책임감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선 감독도 이날 장 총장과 만나 '총재의 발언을 듣고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장 총장은 "총재께서 답변 시간이 짧아 표현이 서툴렀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진의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 감독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뜻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사과의 뜻을 전한 셈이다. 선 감독도 총재의 말을 전해듣고 '이해했다'고 밝혔다. 일단 갈등은 봉합된 모양새다.
이후 정 총재는 직접 선 감독을 만날 예정이다. 장 총장은 "당초 총재께서 선 감독을 만나 그런 뜻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KBO 팀장 회의에서 현재 가을야구 잔치가 진행 중이니 끝난 뒤에 만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모았고 총재도 그러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총재는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11월 중순께 선 감독과 만날 예정이다. 장 총장은 "대표팀 선발 방식과 관련해 열리는 한국야구미래협의회에서 자연스럽게 정 총재와 선 감독이 만나 얘기를 나누게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야구광을 자처하면서도 야구계와 팬들의 정서에 다소 어긋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정 총재. 그러나 일단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수습에 나섰다. 이날 KBO 팀장 회의에서도 정 총재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질타를 받은 한국 야구. 위기를 벗어나려면 갈등보다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