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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D-8, 태양의 서커스 '쿠자' 미리 가보니

공연/전시

    [르포] D-8, 태양의 서커스 '쿠자' 미리 가보니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1세기 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했다고 평가받는 태양의 서커스의 15번째 시리즈인 '쿠자'(KOOZA).

    공연 개막까지 8일 남겨두고 분주히 준비 중인 '쿠자' 공연장 '빅탑씨어터'를 25일 미리 찾아가 둘러봤다.

    잠실 종합운동장에 찾아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태양의 서커스' 전용 복합시설인 '그랑 샤피토'.

    공연장뿐만 아니라 연습실과 식당, 오피스 등 각종 시설이 마치 하나의 마을처럼 형성된 곳이다.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도록 철통같은 보안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이 거대한 마을 안에 들어서면 거대한 천막 공연장 빅탑 씨어터가 눈에 띈다. 높이가 20미터, 지름 15미터의 규모는 보는 이를 단번에 압도했다.

    현존하는 빅탑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이 무대를 설치하기 위해 95개 컨테어너를 동원해 장비를 이동했다.

    '컨토션'(Contortion) 연습 중인 세 곡예사.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공연장 내부에서는 '컨토션'(Contortion) 연습이 진행됐다. '쿠자'에서는 총 9가지의 곡예를 감상할 수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컨토션'이다.

    '뒤틀림'이라는 뜻으로 극한의 유연성을 뽐내는 세 곡예사를 만날 수 있었다. 뒤로 몸을 접은 곡예사 위로 다른 곡예사가 물구나무를 섰다. 또 그 위로 나머지 곡예사가 올랐다.

    세 곡예사의 팀웍은 완벽했고, 이들은 인간의 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동작들을 뽐냈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장 뒤 백스테이지에서는 10명이 채 안 되는 배우들이 몸을 풀면서 개인 연습을 하고 있었다. 쇼가 시작되면 가장 바쁜 곳이 백스테이지이다.

    아티스트들은 공연에 오르기 전 이곳에서 몸을 풀고, 의상을 입거나 화장 등을 한다.

    쿠자 관계자는 외줄을 타고 있는 한 아티스트를 가리키며 "지금 저 배우는 60센티미터 높이에서 연습 중이다. 실제 공연인 '하이 와이어'(High Wire)에서는 7.6미터 높이에 오른다"고 귀띔했다.

    '하이 와이어'는 네 명의 남성 아티스트가 4.5m 길이의 두 개의 줄을 타는 곡예다. 아티스트들은 3000kg의 중력을 이겨내고 그 위에서 뛰고, 자전거를 타며 고난이도 균형 잡기를 보여준다.

    예술감독 딘 하비.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위험천만하게 느껴지는 곡예 동작에 부상이 염려됐다. 예술감독 딘 하비(Dean Harve)는 "부상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아티스트는 대부분 운동선수 출신으로 충분한 연습을 거친 높은 수준의 전문가들만이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혹시 모를 부상을 대비해 두 명의 공연 의료 전문가가 투어에 함께하고, 마사지사 등은 한국에서 채용했다고 전했다.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 로라 크메트코.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만난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 로라 크메트코(Laura Kmetko)도 "부상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철저한 연습으로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기계체조로 올림픽을 준비한 운동선수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3년 말부터 태양의 서커스에 합류한 로라는 "기계적인 동작의 완성도로만 평가하는 기계체조보다 예술적인 부분을 부각하고,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어서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라는 '티터보드'(Teeterboard)에 참여한다. 널을 뛰며 5회전 공중제비를 하는 곡예이다. 그는 "한국 관객들을 위해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곡예도 준비했다"고도 귀띔했다.

    의상감독 알렉스 서리지.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백스테이지 주위에는 공연 때 사용되는 다양한 소품과 의상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의상감독 알렉스 서리지(Alex Surridge)는 "옷, 신발, 모자 등 총 1600개"라고 했다. 공연에서 사용되는 것들이며, 한국에 가져온 것은 총 3500개"라고 덧붙였다.

    의상실 한쪽에서는 3D 프린터가 모자에 부착될 코르크를 만들고 있었다.

    알렉스는 "과거에는 왕의 왕관이나 곡예사들의 모자에 부착하는 문양이 닳거나 훼손되면 캐나다 몬트리올 본사에 요청했는데, 이런 경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3D 프린터로 직접 찍어내고 있다. 앞으로 더 사용 빈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른 한쪽에서는 스태프들이 줄자로 한 아티스트의 치수를 재는 중이었다.

    알렉스는 "새로 합류하는 아티스트인데, 몸에 꼭 맞추기 위해 재야 할 치수가 200개가 넘는다"며 "치수를 재서 본사로 보내면 밀리미터 단위까지 맞는 옷을 만들어 보낸다. 몸에 꼭 맞는 옷은 아티스트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쿠자'는 순진무구하며 울적한 외톨이인 '이노센트'가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면서 벌어지는 탐험을 소재로 한다. 200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한 뒤 4개 대륙 21개 나라 62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쿠자'의 특징은 두 가지 서커스 전통인 곡예와 광대술의 결합으로 대변한다. 딘 하비 는 "우리는 전통을 존중하며, 전통을 오마주 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나라에서든 관객들은 '쿠자'를 보며 감탄하고 놀랐다. 한국 관객들도 그렇게 되리라 약속한다"고 자신했다. 공연은 11월 3일부터 12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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