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여야4당이 추진 중인 특별재판부에 대해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게 옳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혁명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면 삼권분립의 정신을 지키며, 그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에 합의했다. 사법농단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90%에 이르는 등 사법부가 조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특단의 카드를 꺼낸 셈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사법부가 권력과 돈, 그리고 크고 작은 인연에 휘둘리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보여주기도 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국회가 나서서 판사까지 지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삼권분립의 기본체제를 흔들려면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이번 건만 해도 국회 자체가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기구가 되어 있던가, 아니면 힘의 균형을 위해 사법부에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또 다른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전면에 나설 경우 3권분립을 위배할 우려가 있다는 명분으로 특별재판부 설치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셈이다. 당내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선행 조건으로 내건 것과 비교하면 반대 근거에 있어서 결이 다른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사법부 내에도 사건 관련자들이 재판을 담당하지 못하게 하는 등 자율정화의 시스템이 있다"며 "사법부 내의 정화운동이 제대로 일어나는지 잘 지켜보는 것이 우선 할 일"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사법부에 작지 않은 경고를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삼권분립의 철학 속에는 많은 선각자들의 고민과 경험이 녹아 있다. 가볍게 보지도 말고, 당장 쉬운 길로 가지도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