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의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치료사들이 성희롱 등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곳에서 2년간 일했다가 최근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우시은 씨는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기자회견에서 "병원 측은 최저비용으로 최고의 수익을 내기 위해 오전 8시 30분부터 퇴근 전까지 스케줄을 빡빡하게 편성해 화장실 갈 틈도 없다"고 말했다.
"생리 기간에는 바쁠 때 화장실을 가지 못해 생리혈이 바지에 묻기도 한다"는 게 우씨의 말이다.
우씨에 따르면, 웨딩홀 건물을 리모델링한 이 요양병원의 치료실은 지하주차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햇빛도 못 보고 여름에는 모기에 물리기 일쑤며 겨울에는 추위에 시달린다"고 한다.
민주노총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이 병원 지부장을 맡고 있는 임미선씨도 "치료사들은 20대 중후반에 각종 근골격계 질환들을 겪고 있지만 산재는 신청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임 지부장은 "여성이 대부분인 치료사들에게 '어제 남자친구랑 좋았냐'는 성희롱은 일상사고, 회식자리에선 여성기를 가리키는 말로 건배사를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참다 못한 치료사들은 지난 2015년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한다.
그러자 병원에서는 올해 초 전 직원에게 '기간제', '갱신기대권 없음' 문구가 들어간 계약서를 요구했다가 이를 빌미로 우씨를 해고했다는 게 노조 쪽 설명이다.
노조 측은 이외에도 중간관리자가 치료사들에게 폭언·욕설을 하거나, 피켓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조합원에게 소송·형사고소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치료사들이 불면증이나 피부질환, 생리불순 등에 시달리지만 정작 산재를 신청했더니 병원에서 해당 직원의 팀장 직위를 박탈시키기도 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들은 26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에서 요양병원 노동자를 비롯한 보건인력을 제대로 관리할 것과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관리감독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