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유튜브 캡처)
분식 의혹이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회계처리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재감리 결과에서도 여전히 '부정'으로 보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질의에 대해 삼바의 2015년 회계처리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회계방식을 바꿔 장부가치가 아닌 공정가치(시장가치)를 평가한 부분이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삼바의 2015년 회계처리에 대해 금감원이 회계기준을 변경해 에피스의 가치 평가를 달라지게 한 데 대해 부당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재감리를 요구했었다.
금감원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삼바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판단하라는 증선위의 요청에 대해 재감리를 실시한 뒤 지난 19일 결과를 보고했고, 증선위는 이를 토대로 오는 31일 회의에서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윤 원장은 26일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이 "삼바가 2012년부터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봤어도 지배력 변화가 있을 때 회계처리를 바꾸는 건데 변화가 없었다면 회계처리 방식을 바꾼 게 문제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윤 원장은 "저희 문제 제기는 지배력 변경이 없었는데도 그걸 공정가치로 바꿔 평가했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그런 식으로 평가를 바꾸는 게 잘못됐다는 걸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바가 에피스를 관계회사가 아닌 종속회사로 2015년 이전에 회계처리한 부분도 잘못됐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었는데도 2015년에 회계방식을 바꿔 삼바가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한 것은 '과실'이 아닌 '고의적 분식'이라는 판단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윤 원장은 또 김 의원이 삼바의 2015년 이전 회계처리에서 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봤어야 한다는 입장을 금감원이 재감리 결과 정리했다는 보도에 대해 묻자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병욱 의원이 삼바 문제와 관련해 금감원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던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윤 원장은 "여태까지 저희가 한 것에 큰 하자가 있다고 생각 안 한다"며 "크게 보면 처음에 저희가 문제 삼은 부분과 지금 재감리해서 올라가는 부분이 큰 부분에서는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삼바는 2014년까지 4년간 연속 적자를 냈으나 상장 직전인 2015년엔 1조 9천억 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회계처리를 했다.
흑자의 원인은 자회사인 에피스를 회계상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데 따라 삼바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의 가치가 장부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이 적용되면서 크게 오른 데 있다.
금감원은 삼바가 2015년에 이 자회사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갑자기' 바꿀 이유가 없었다고 보고 이를 '고의적인 회계부정'(분식 회계)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