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저축은행 광고 갈무리
OK저축은행이 직원들에게 소속 프로배구단의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이기면 수당을 주고, 지면 월급에서 기부를 하게 해 논란이다.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프로배구단이 이기면 대략 10만원의 승리 수당을 지급하고, 반대로 패배하면 회사 장학회로 3만원씩 월급에서 떼어가는 방식이었다.
한 경기를 이기고, 세 경기를 지더라도 직원 입장에서는 1만원이 생기는 마치 '스포츠토토'다.
문제는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이 리그 꼴찌로 추락한 두 시즌 전부터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며 비롯됐다.
OK저축은행은 소속 배구단이 질 경우, 직원들의 급여에서 기부금 명목으로 3만원에서 6만원씩 공제했다.
29일 OK저축은행 직원과 급여명세서 등에 따르면, 승리 수당은 경기 다음날 바로 직원 개인 계좌로 지급됐다. 질 경우에는 매달 누적돼 월급에서 기부금 명목으로 원천징수됐다.
직급이나 고용형태에 따라 각각 두 배인 20만원, 6만원 등으로 수당과 기부금에 차등을 둔 해도 있었다.
프로배구 V리그에서 OK저축은행 배구단의 시즌별 성적은 11승 19패(2013년~14년), 30승 11패(14~15년), 28승 14패(15~16년)로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 2016년~17년 시즌에는 7승 29패, 2017~18년 시즌엔 10승 26패로 꼴지였다. 지난 시즌 월급에서 떼인 기부금이 승리 수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보통 프로배구 경기가 한 달에 10번 안팎 열리는데, 전패를 하면 직원들이 월급에서 30만~60만원까지도 잃게 된다.
OK저축은행 한 직원은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속된 말로 '똔똔'(엇비), 본전치기 해 주게끔 하는 보너스 제도"라며 "오늘부터 강팀하고 줄줄이 붙는데 지면 그 상실감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기부금 명세서에 '러시앤캐시배점장학회' 항목으로 공제 기부된 명세가 확인된다.
직장갑질 119 자문을 맡고 있는 권두섭 변호사는 "지급일에 임금이 전액 지불되어야 한다는 전액불의 원칙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며 "예외가 있긴 하지만, 장학회 기부금으로 공제할 수 있다는 법령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승리 수당과 기부금 공제액) 금액을 합쳐보면 거의 같다"며 "배구에 직원들이 더 관심을 갖게 하고, 보너스를 지급하는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제도"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수당 지급과 기부금 공제에 대해 직원들의 동의서를 받았고, 원천징수한 기부금은 회사 장학재단에서 좋은 일에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에서 OK저축은행 배구단은 첫 세 경기는 이겼지만,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만났던 지난 26일엔 패했다. 이번 주에도 강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직원들은 조마조마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