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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사2' 수현, 인종차별 논란에 "속상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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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사2' 수현, 인종차별 논란에 "속상하진 않지만…"

    [노컷 인터뷰]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내기니 역 수현 ①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내기니 역을 맡은 배우 수현 (사진=문화창고 제공)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감독 데이빗 예이츠)는 '해리포터'의 스핀오프 시리즈다.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하면서도 본 시리즈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비밀이 등장해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개봉하기도 전에 부정적 이슈가 터졌다. 지난달 25일 한국 배우 수현이 극중에서 맡은 역할이 '내기니'라는 게 공개되자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내기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사 볼드모트가 키우는 애완 뱀으로, 볼드모트의 영혼 일부를 담고 있어 저주받은 소유물로 여겨진다. 이미 백인 위주 캐스팅으로 지적을 들었던 데다, 볼드모트에게 매우 순종적인 내기니 역에 아시아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공개되자 반발이 나왔다.

    원작자인 조앤 롤링은 트위터에 "내기니는 인도네시아 신화에 등장하던 생명체로 때로는 날개 달린 것으로, 때로는 반은 인간 반은 뱀으로 묘사된다"며 "인도네시아는 수백 가지의 인종 집단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지난 23일 서울 CGV 용산에서 만난 배우 수현은 인종차별 논란에 관해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털어놨다. 평소 관련 사안에 관심이 많아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내기니 역에 캐스팅됐다. 캐스팅 이유를 제작진에게 들은 적 있나.

    아니다. 그건 잘 모르겠다. 오디션은 배우들이 앞뒤 내용 하나도 모르고 자기 직감으로 주어진 것만 갖고 하다 보니까. 저희 에이전트가 그런 직감이 좋은 편이다. 에이전트가 "That's great"라고 하면 꼭 연락이 온다. 영상을 찍어 보내는 오디션을 많이 했는데, 철저히 저 혼자서 영상을 찍어야 했다. 다른 사람이 봐서도 안 되고 오디션에 참여해서도 안 되고, 상대방 역 목소리를 녹음해서 그걸 틀어서 카메라 설치해 놓고 찍었다.

    ▶ 오디션 과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아주 공개된 오디션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지만 캐스팅 디렉터가 어떤 사람에게 (배역을) 준다는 것도 미리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상 아시안 역만 들어오는 건 아닌데, 구체적으로 동양인에게 주어진 오디션이라 저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수현이 맡은 내기니 역은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가 키우는 애완 뱀이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오디션 때 경쟁이 치열했나.

    그건 전혀 모르고 그걸 의식할 수도 없다. 다 각자 길 가기 바쁘지 않나. (웃음) 오디션장을 안 가 본 건 아니다. 한 달, 두 달 내내 매일 오디션할 때는 정말 와닿는다. 복도에서 줄 서서 대사 외우고 있고, 조금 유명한 사람 오면 '오, 저 사람 뭐지' 하고… 영상 찍어 보내는 건(오디션) 그런 걸 느낄 수 없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이번 배역에) 아시아인들은 많이 보지 않았을까.

    ▶ 그동안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어떤 배역을 맡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되던 날 기분이 남달랐겠다.

    아, 너무 떨렸다. 트레일러에서 공개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끝까지 비밀로 하고 영화에서 나오는 줄 알았다. 트레일러로 나온다고 했을 때, 제 캐릭터에게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서 좋았다. 엄청난 해리포터 팬들인 인플루언서 분들과 같이 봐서 너무 떨렸다. 처음에 소리 막 지르고 3~4번 연속으로 본 것 같다. 어떤 희열이랄까 해방감이 있었다.

    ▶ 내기니 캐릭터 해석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아직 배우들에게도 미스터리가 너무 많다. 내기니가 어떻게 저주 받았는지, 가족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이런 걸 모른다. 그 이후에 어떻게 해리포터 시대와 만나는지도 미스터리라, 제가 큰 그림을 보고 (연기)할 수는 없었다. 단지, 되게 반전 매력이 있다고 봤다. 내기니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뱀이 한때는 사람이었고, 굉장히 여리고 상처받은 슬픈 여성이었다는 걸 아니까. 그 부분에 되게 매력 있었고 에즈라(크레덴스 역)와도 서로 끌어주는 느낌? 의지하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 이 여자도 시간이 많이 없다. 그러니 조급함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기에게 자유를 준 크레덴스에게 굉장히 의리를 느끼고 보호본능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둘은) 동지애를 많이 느낄 수 있는 관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 내기니 역에 수현 씨가 캐스팅된 걸 두고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속상하진 않았나.

    속상하지는 않았다. 책임감을 가지고는 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인종차별 이슈에 관심이 많아 에세이도 많이 읽었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저도 당연히 책임감 느끼고, 나름대로 그걸 인지하고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팬분들이) 이 정도까지 생각하실 줄은 예상 못 했다. 저는 내기니가 애완 뱀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볼드모트가 최고의 마법사이듯, (내기니도) 강력한 비스트라고 생각했다. 덤블도어에 못지않는 중요한 캐릭터라고. (저희 작품을) 흥미롭게 보시는 분들도 만족할 만한 이야기를 담아주실 거라고 본다. J.K. 롤링 자체도 소외된 자들에 대해 마음을 많이 쓰고, 일부러 그런 이야기를 많이 쓰는 분이라서 저도 믿고 있다. (웃음)

    ▶ J.K. 롤링을 만났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되게 아름다우시다. (웃음) 굉장히 카리스마 있을 것 같고, 후광도 있을 것 같지 않나. 엄청난 창조를 하니까 천재일 것 같은. 실제 가까이서 봤을 때는 되게 험블(humble, 겸손한, 소박한)하고 쿨하고 털털한 분이더라. '내가 이걸 다 창조했어!' 하면서 권위가 있다기보다는 '너의 이야기는 앞으로 이렇게 될 거야' 하는 스타일? 제 캐릭터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게 많이 느껴졌다.

    (제) 오디션 테이프를 좋아해주셨다고 들었다. 보통 감독님, 작가님을 만나면 네 캐릭터는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해 주시지 않나. 그런데 제가 판단한 부분이 맞다고 얘기해주시는 것 같아서 그게 좋았다. 감독님이랑 주로 얘기를 하는데, (내기니는) 에즈라만큼이나 상처가 많은 사람이지만 약하기만 하지 않고 정말 엄청난 힘이 있는 비스트가 안에 살고 있는 여자이니 그 강인함을 잊지 않도록 하자고 하셨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2번째 시리즈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는 수현 외에도 에디 레드메인, 캐서린 워터스턴, 어 파인 프렌지, 에즈라 밀러, 주드 로, 조니 뎁, 칼럼 터너, 조 크라비츠 등이 나온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뱀 역할을 연기하며 어떤 점이 제일 어려웠는지.

    그걸(뱀의 움직임을) 잘 보이게 하는 게 되게 어려웠다. 감독님도 과하게 동물처럼 표현하는 걸 원치는 않으셨다. 2% 정도 뱀의 모습을 가미했다. (내기니의) 여정을 연습해보거나 뼈가 없는 것처럼 움직여본다든지 했다. (웃음) 그 움직임을 제가 다 하진 않았고, 마침 이름이 클라우디아(수현의 미국 활동명이기도 하다)이신 곡예하시는 분이 도와주셨다. 영국에서 제일 유연한 분이라고 하더라. 씬을 위한 모형 뱀도 있었고 효과도 일부 넣었다.

    ▶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 달라.

    그린델왈드 안에서 서 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 세트였다. 보조 출연자들까지도 너무 옷을 잘 입혀 놨다. 한 명 한 명 다 자체 제작한 옷인데, 모자부터 해서 디테일이 너무 뛰어나서 저희 다들 입이 떡 벌어졌다. 어느 날은 야외에서 촬영하다 다 못 하니, 그 공간을 똑같이 재현해서 잔디부터 나무까지 갖고 오더라. 세트 디테일에 엄청나게 신경을 썼다. 파리 씬도 다 영국에서 촬영했다.

    하늘을 찍는다고 하면 사실 가짜로(그래픽으로) 넣을 수도 있는데, 완벽한 하늘을 찍겠다고 해가 비치는 그 시간 동안 야외 촬영을 했다. 할리우드에서는 한 시간 촬영도 꽤 비싼데 말이다. 판타지 장르 영화고, 효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도 감독님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하려고 노력하셨다. 연기도 현실적으로 할 수 있게 디렉션을 주셨다. <계속>

    (노컷 인터뷰 ② 수현이 밝힌 할리우드 현장… "모든 게 계약서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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