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불혹의 발레리나 자하로바 "나이는 숫자, 절대적이지 않아 "

공연/전시

    불혹의 발레리나 자하로바 "나이는 숫자, 절대적이지 않아 "

    세종문화회관-유니버설발레단 공동 기획 발레 '라 바야데르'
    15년 만에 내한 세기의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불혹 앞뒀지만 여전히 정상급 기량 유지 "꾸준한 연습만이 비결"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불혹은 앞둔 세기의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에게 나이나 은퇴에 대한 질문은 무의미했다.

    그는 단호하게 "나이는 절대적이지 않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뿐"이라는 러시아 속담을 언급한 뒤, "나의 은퇴는 오직 신만이 안다"며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020년까지 스케쥴이 가득 잡혀 있다.

    자하로바의 방문은 지난 2005년 '지젤' 이후 13년 만이다. 그는 세종문화회관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라 바야데르'에서 주연 니키아 역을 맡았다.

    "전막 발레로는 한국에서 두 번째 공연"이라고 밝힌 자하로바는 " 마린스키발레단 동료 중에 한국 출신들이 있어 한국 관객을 만나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사실 그는 2016년 남편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의 연주회를 위해 방한한 적이 있다.

    스케쥴 문제로 전날 늦게 입국한 그는 피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첫 연습까지 마친 뒤 29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돼 피곤하다. 하지만 오늘 열심히 연습했으니 공연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데니스 로드킨.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1996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한 자하로바는 173㎝의 키에 긴 팔 다리와 작은 얼굴로 '신이 내린 몸'을 가진 천상의 발레리나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9년부터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와 라 스칼라 발레단 에뚜왈로 활동하고 있다.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2005년과 2015년 두 차례나 수상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유연성과 테크닉은 발레리나들의 지표가 되고 있다.

    그는 세계 정상급 실력을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당연하게도 '꾸준한 연습'이라고 밝혔다.

    "육체적인 노동 강도로 따지면 발레도 축구에 준하게 힘들다"며 "계속 연습하고, 마사지를 받으며, 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늘 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자하로바의 파트너 '솔로르' 역은 같은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데니스 로드킨(28)이다. 그 역시 2017년 이탈리아 댄스매거진 '올해의 무용수'로 선정되고, 무용계 최고상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남성무용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로드킨이 '솔로르' 역으로 상을 받았다는 점. 자하로바는 로드킨에 대해 "습득력이 매우 좋은 발레리노"라고 추켜세웠다.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데니스 로드킨.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라 바야데르'는 고전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만든 작품이다.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힌두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용맹한 전사 '솔로르' 그리고 솔로르를 사랑한 공주 '감자티'와 니키아를 향해 욕망을 품는 최고승려 브라민까지 엄격한 신분제도 속에서 주인공들의 사랑과 배신, 복수와 용서가 대서사시로 그려진다.

    특히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압도적인 무대 스케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2막의 솔로르와 감자티의 피로연 장면은 대형 코끼리의 등장과 무희들의 물동이춤, 부채춤, 앵무새춤, 전사들의 북춤, 그리고 고난도 테크닉을 앞세운 황금신상춤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3막 도입부의 '망령들의 왕국'은 <백조의 호수="">에서의 '밤의 호숫가'와 <지젤>에서의 '윌리들의 숲'과 함께 백색 발레의 최고봉으로 불린다.

    '라 바야데르'는 앞서 1999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15주년을 맞아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올린 바 있는 두 단체에게는 인연이 깊은 공연이기도 하다.

    자하로바-로드킨 외에도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이현준, 김유진-이동탁 등 유니버설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주역으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11월 1일~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