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단어나 구를 쓰는 전통적 스타일 대신 완전한 문장을 사용한 책들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교보문고(대표 이한우)가 집계한 10월 3주차(10월 17일~23일) 베스트셀러 전체 종합에서 5위권에 든 책 가운데 3종이 문장형 제목을 썼다.
종합 2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4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5위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톱5' 안에 포함됐다.
20위까지로 범위를 확대하면 이들 3종 외에 '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가 10위, 대한민국에 이런 학교가 있었어?'가 16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19위에 오르는 등 모두 6종으로 집계됐다.
29일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0월 문장형 제목을 사용한 책이 베스트셀러 종합 20위 안에 3종, 2017년 10월엔 20위 내에 4종이 포함되는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김현정 베스트셀러 담당은 이런 현상에 대해 "예전 같으면 책 광고에 쓰일만한 문구들이 제목으로 쓰인다"면서 "문장형 제목이 책 내용을 직관적으로 요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장형 제목의 책이 가장 많은 분야는 감성을 자극해야 하는 에세이 분야이다. 10월 3주 차 베스트셀러 에세이 20위 안에서 13종이 문장형 제목을 선택했다.
시 분야도 베스트셀러 톱20 중 10종이 문장형 제목을 채택해 절반 비율을 보였다.
에세이나 시보다 딱딱한 인문, 건강, 경제 분야 등에서도 문장형 제목을 단 책이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등 문장형 제목을 단 베스트셀러를 다수 펴낸 '21세기북스' 한 편집자는 "책 제목이 더욱 중요해진 것 같다"면서 "독자가 처한 현실을 공감할 책 제목을 지을 때는 명사로 끝나는 제목보다 문장으로 끝나는 제목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사 '비즈니스북스'는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라는 읽기도 숨찬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출판사 송은경 편집자는 "제목이 웬만큼 길어도 독자가 직관적으로 자기 얘기처럼 공감 가능한 제목이라면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공감할 책 제목을 짓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