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경제연구소 김광수 소장
트럼프 감세 효과 등으로 미국경제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올 3분기 미국의 실질GDP 성장률은 장기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전기대비 연환산치로 3.5%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의 4.2%에 비해 다소 둔화된 것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전체로는 3%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감세 효과도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3분기 실질성장률의 상당 부분이 재고 급증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 증가의 3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2%p에 달하는데, 만일 이를 제외한다면 3분기 미국의 실질성장률은 1.5% 정도에 그친 셈이 된다.
3분기에 재고가 급증한 원인은 미중간에 보복관세 부과와 환율전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미국 기업들이 미리 앞당겨 수입을 해두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4분기에는 성장률이 3분기보다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3분기 미국의 수출은 감소로 반전됐다. 반대로 수입은 재고 급증과 유가 상승 등으로 증가로 반전되었다. 이처럼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로 3분기 미국 실질GDP 성장률은 1.8%p 가량 감소 효과 발생했다.
[비쥬얼그래픽팀=임금진PD]
다만 미국 GDP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트럼프 감세 효과 등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개인소비 호조는 4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트럼프감세로 인한 개인소비 증가 효과는 올 연말 내지는 내년 1분기 정도가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내년 2분기부터는 올 2분기부터 성장률이 급증한 기저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도 개인소비지출 증가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은 시장의 심리를 반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악화되면 심리도 악화되게 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개인들의 주식투자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주택 및 상업용 등 건설투자는 모두 위축되고 있다. FRB의 금리인상 여파 때문이다. FRB의 금리인상 정책은 건설투자뿐만 아니라 주식 및 채권 등 자산가격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및 지적생산물 투자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건설경기 및 수출 위축과 재고 급증 그리고 장단기 금리 상승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올 들어 미국 정부지출은 연방정부의 국방비 지출과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재정적자와 정부채무도 역대급으로 급증하고 있다.
향후 미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변수는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FRB의 금리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두 변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국제통화기금은 올 하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G20 가운데 선진국은 자동차 보복관세와 시장 동요가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이머징마켓은 시장 동요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FRB는 올 연말에 한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이다. 경기호조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주식시장이 동요를 보임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FRB는 2020년까지 기준금리 3% 유도를 예고해왔다. 현재 기준금리가 2~2.25%이므로 올 연말에 한 차례 추가로 인상할 경우 내년에는 2차례 정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즉 FRB의 금리인상도 거의 꼭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동요가 계속 확대될 경우 FRB는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주식시장의 동요 배경으로는 미중간 무역전쟁 격화와 FRB의 금리인상, 기술주 등의 거품조정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것은 미중간 무역전쟁의 향배에 관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미중간 무역전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되어 중국경제와 미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공진(共振) 현상을 보이기 시작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