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비리 유치원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상시 감사에 나서기로 했지만 감사 인력 확충 문제 때문에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유치원 감사 주기를 현행 5∼6년에서 3∼4년으로 줄이고 감사 기간도 2∼3일에서 3∼4일로 늘리는 내용의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아직 감사를 하지 않은 유치원 31곳과 2014년 이전에 감사한 유치원 38곳 등 총 69곳에 대한 감사는 내년까지 모두 마치기로 했다.
원생이 200명 이상인 대형 유치원 35곳에 대해서는 관할 교육지원청 대신 시교육청이 직접 감사할 예정이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감사 행정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시교육청(27명)과 산하 5개 교육지원청에는 모두 합쳐 60명 안팎이 감사 인력으로 근무하고 있다.
유치원의 경우 시교육청은 특정 사안이 발생했거나 교육부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 특정 감사를 맡고, 정기적인 재무 감사는 산하 5개 교육지원청이 한다.
이밖에 인천 내 초·중·고등학교와 시교육청 직속 기관 감사도 이들 인력이 모두 담당하고 있다.
감사 인력을 단기간에 확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교육청은 대신 시민감사관을 늘리겠다는 자구책을 내놨다.
시교육청은 2009년부터 '인천시교육청 시민감사관 구성·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무보수 명예직인 시민감사관을 공모하고 있는데 이들을 유치원 상시 감사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시민감사관은 주로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해 개선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하지만 교육감 요청에 따라 산하기관 실지 감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시교육청은 시민감사관을 50명까지 운영할 수 있게 한 조례에 따라 현행 40명인 감사관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현재 시민감사관의 활동이 주로 학교 급식이나 방과 후 과정 감사에 치우친 만큼 이번 유치원 감사에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시교육청 시민감사관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립유치원 감사에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이러한 결점을 보완하고자 내년 시민감사관 공모에서 유치원 관련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시민을 중점적으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감사관 워크숍과 합동 연수도 강화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필요하면 관련 조례를 개정해 시민감사관 수를 더 늘리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모든 유치원 감사를 마치기 위해 교육지원청 인력이 부족할 경우 시교육청이 합동해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감사를 받은 사립유치원 232곳 가운데 비리가 적발된 222곳(95.6%)의 실명과 감사 결과를 이달 25일 공개했다.
인천에는 이달 기준 사립유치원 249곳과 공립 단설·병설 유치원 167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