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내일부터 남북 軍이 정한 지상과 해상,육상에서의 적대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라도 도발을 하면 깨질 수밖에 없는 합의지만 현재의 남북관계 국면과 합의안을 만들어낸 남북 군사당국의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의지를 감안하면 긴장완화와 충돌방지를 위한 합의안은 큰 차질없이 시행돼 한반도 평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체결된 9.19 군사합의서를 보면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해야 한다.
또 양측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협의·해결하며,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합의안에 따라 남북 군은 내일(11월 1일)부터 지상적대행위 중지를 위해 군사분계선 기준 남북으로 총 10km폭의 완충 지대를 형성해 포병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한다.
해상 적대행위 중지와 관련해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로부터 북측 초도, 동해 남측 속초로부터 북측 통천까지 약 80km 해역에 완충수역이 설정된다.
완충수역에서는 포병·함포 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이 중지되며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폐쇄 조치도 취해진다.
공중 적대행위 중지와 관련해서는 고정익의 경우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동부 40km·서부 20km , 회전익(헬리콥터 등)은 10km, 항공기, 무인기는 동부15km·서부 10km, 기구는 25km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
우발적 충돌상황을 막기 위한 절차도 마련됐다. 남북은 우발적 충돌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상·해상 5단계, 공중 4단계의 남북 공통된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상 해상의 경우 경고방송→2차 경고방송→경고사격→2차 경고사격→군사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고 공중에서는 경고교신 및 신호 → 차단비행 → 경고사격 → 군사적 조치의 남북 공통된 절차 적용을 통해 충돌 방지 및 신뢰성을 증대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DMZ내 모든 GP 철수를 위해 우선 상호 1km 이내 근접한 남북의 각 11개 GP를 올해 12월 말까지 철수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향후 모든 GP 철수를 통해 DMZ의 실질적 비무장화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JSA 비무장화와 관련해서는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를 구성돼 이미 지난 25일 비무장화가 이뤄졌고 다음달 중으로 남북간 교차초소 근무와 군인과 민간인들의 JSA내 자유왕래가 이뤄진다.
군사합의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 군의 대비태세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군 당국은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상기동훈련이 중지되는 완충수역의 경우 원래 우리 함정이 훈련하는 수역이 아니었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 덮개 설치와 포문폐쇄 조치 역시 상대방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차원의 조치일뿐이다.
군 관계자는 "포구 덮개를 씌우는데 2초 벗기는데 0.5초이고 포문을 폐쇄해도 쏘면 나간다"며 "서로 자극하지 않아 우발적 충돌을 막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 20km 내에서 적용되는 육군 군단급에서의 무인기 운용금지는 군 당국의 감시·정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백두와 금강 등 우리 정찰기와 미군의 고고도 정찰기와 위성 등이 있어 충분하다는 게 군당국의 설명이다.
군 당국은 북측의 적대행위 중지 여부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훈련 중지와 포사격 금지,완충수역에서의 기동훈련과 포사격 금지,해안포의 포문폐쇄 조치 여부까지 감시·정찰 자산과 위성,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적대행위 중지 선언만 하고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남북의 군사분야합의안 이행뿐만 아니라 북미간 대화를 통한 비핵화와 70년 적대관계가 어떻게 해소되느냐 하는 것이다.
북미대화와 비핵화 문제의 진전여부에 따라 더 과감한 긴장완화 조치와 신뢰구축을 통한 군사력 축소 등의 논의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