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좌측부터)이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와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촉구하는 시.도지사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서에는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을 제외한 15개 시·도가 함께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14명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31일 4·27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와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를 위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촉구했다.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남춘 인천시장,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회는 판문점선언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점을 인식하고 비준 동의에 나서달라"며 "국회와 정부는 지자체도 남북교류협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문순 지사는 "지난 10개월 동안 5차례에 걸쳐 북한과 접촉한 도지사로서 북한은 개혁개방을 확실하게 결심했다는 결론을 보고드린다"며 "북한의 경제와 정치 방향이 바뀌었고 비핵화로 확실히 돌아섰다는 판단이 드는 만큼 대한민국이 지원하고 국제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접경지역인 인천·경기·강원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를 촉구하자는 제안에 각 시도지사가 동참하며 작성됐다.
다만 자유한국당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공동 성명자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은 성명 발표 직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원희룡 지사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다 협의가 됐고 판문점선언은 특정 정파의 산물이 아닌 민족에게 중대한 선언이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가) 특별한 말씀은 안 하셨지만 대구와 경북도도 다같이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협력의 원칙이나 태도에 대해선 동의하고 있다"고 말해 한국당 소속 시도지사가 이번 성명에 직접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는 않음을 강조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청와대와 통일부를 방문하며 북한의 선(先) 비핵화를 강조하는 등 남북교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인 점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것은 인도적이거나 스포츠 등 문화·예술 사업으로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고 (미국측이 강조하는) 정치적, 군사적 부분과도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박남춘 시장은 "중앙정부의 방침이나 협의 과정에 따라 (지자체 사업도) 진행될 수밖에 없지만 유엔 등과 무관한 비준동의 처리는 의지를 보이고 착실히 진행해 가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내년에 있을 남북 전국체전과 2030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노력에 대해서는 "함께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추진할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