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사진=차이나데일리 홈페이지 화면 캡처)
무협소설의 대가 진융(김용·金庸)이 30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
1924년 중국 저장성(浙江省)에서 태어난 김용의 본명은 자량융(査良鏞)이다. 김용은 그가 작품을 쓰면서 사용한 필명이다.
그는 역사에 정통하고 노자, 장자, 불경, 유교 경전에도 통달했는데, 이러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작품을 내놨다. 1959년 홍콩 일간지 명보를 창간해 1993년 은퇴할 때까지 주필을 맡는 등 언론인으로도 유명하다.
'신필'(神筆)로 불리던 김용은 허구의 인물을 통해 실제 중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보여주는 형태의 작품으로 이름 높다. 이를 통해 낮은 평가에 머물던 무협소설의 문학성과 대중성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 '소설 영웅문' 3부작으로 소개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는 송나라 말기부터 명나라 건국까지를 다루는데, 각각의 주인공들이 징기스칸 원정에 동참하고, 명나라 건국에 크게 기여하는 식으로 그려진다.
중화권에는 그의 작품을 연구하는 '김학'(金學)이 있을 정도다. 그가 빚어낸 작품 캐릭터와 세계관은 여타 문화 콘텐츠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동사서독' 역시 김용 작품 속 등장인물들에 모티브를 뒀다.
김용은 1972년 절필할 때까지 14부 36권의 무협소설을 남겼다. 이들 작품은 여러 나라에 출간돼 큰 인기를 끌었고,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도 꾸준히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김용의 전 세계 독자층은 3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