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압수한 대포폰들. (사진=경기남부청 제공)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관련 영화를 만들려다 확보한 대포폰을 실제 중국 범죄조직에 팔아넘긴 영화제작자 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일 유령법인을 만들어 대포폰을 구입, 이를 다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공급해 10억원 상당을 편취한 영화제작자 A(44)씨 등 18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2년부터 영화사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관련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하면서 범행을 계획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중국으로 콜센터용 전화기를 보내주면 대당 250만~400만원에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A씨는 지인들을 모아 콜센터 상담원, 상담팀장, 현장실장 등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일당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대출희망자들을 모집 후 서울, 경기, 광주 등 전국의 법원 등기국과 세무서를 방문해 관련 서류를 작성해서 유령법인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사별로 전화기가 설치되면 이를 설치 당일 수거해 인천·평택항의 물류업자(일명 '따이공')에게 넘긴 후 중국으로 배송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A씨 등은 유령법인 33개를 개설해 그 명의로 070인터넷전화 등 860여개 대포전화를 개통해 중국 조직에 판매했다.
일당은 특히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2~3주에 한 번꼴로 지급된 대포폰을 교체하면서 범행에 가담했고, 또 자신의 대포폰을 주기적으로 폐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만 135명에 달하지만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일당이 개설한 유령법인·사업자, 그 명의로 개설된 대포폰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라며 "대포폰의 추가 개통을 막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