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최근의 '사법부 위기'와 관련해 1일 "법관들이 기본과 원칙을 안 지킨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양승태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사상 초유의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 대한 법원 내부의 반성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국가든 사회든 위기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데 그 원인이 있다"며 "오늘 우리 법원이 마주하고 있는 위기 역시 결국 법관들이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헌법은 법관에게 외부의 영향이나 내부적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독립해 재판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법관 스스로 끊임없이 경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재판의 독립은 저절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협하는 내외부의 도전이 항상 있기 때문"이라며 "어떠한 도전이 있더라도 독립된 지위에서 정의로운 결론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법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전했다.
이어 "법원은 국민의 권리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 일인지를 절실하게 깨닫고 항상 이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률지식뿐 아니라 사회 현상이나 제도의 변화, 과학기술의 발전 등에도 항상 관심을 갖고 그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데 정진하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독선과 아집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주위 사람들과 끊임없이 토의하고, 오류가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임명된 신임법관(법조경력 5년 이상) 36명은 내년 2월까지 약 4개월간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은 뒤 각급 법원에 배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