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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땅' 용산기지 114년만에 열렸다…'버스투어' 개시

경제 일반

    '금단의 땅' 용산기지 114년만에 열렸다…'버스투어' 개시

    이달부터 연말까지 6회 진행…12~20일 일반국민 신청 접수해 내달 선착순 참가

     

    일제에 강제수용된 뒤 114년간 일반인이 닿을 수 없던 '금단의 땅' 용산 미군기지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달부터 올해말까지 6차례에 걸쳐 용산 미군기지내 주요 장소를 둘러볼 수 있는 버스투어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용산 미군기지는 일제가 1904년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조선주차군사령부'(朝鮮駐箚軍司令部) 주둔지로 사용하면서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왔다.

    광복 이후인 1945년 9월엔 미24군단 예하 7사단 병력이 인천으로 상륙해 진주했고, 1949년 7월엔 대한민국 국방부와 육군본부가 이전했다.

    우리 정부는 6·25전쟁중이던 1952년 2월 이 땅을 미국에 공여했고, 동숭동에 있던 미8군사령부가 정전협정과 함께 이전하면서 주한미군 8개 사단 32만 5천명이 주둔했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3년 한미 정상은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에 합의했고, 2005년엔 국가공원 추진이 결정됐다.

    사우스포스트(SP) 벙커 전경. 일제강점기 일본군 방공작전실로 사용되던 건물이다. 광복 이후 미7사단 사령부의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6.25전쟁 직전에는 대한민국 육군본부 정보국 작전 상황실로 사용되기도 했던 독특한 양식의 군용 건물이다. /국토교통부 사진제공공원계획에서는 현재 원형을 최대한 보존할 계획이며 창이 없는 벙커 모양의 저층부는 문화시설 등으로, 창문이 많은 최상층은 방문자 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121병원이 들어선 자리에 있던 일제강점기 용산총독관저. 용산총독관저는 러일전쟁 직후 일본군사령관으로 부임해 제2대 조선총독까지 오른 하세가와가 건설한 유럽풍의 초호화 건축물이었다. 처음에는 당시 일본군사령관이었던 하세가와 본인을 위한 군사령관 관저로 지은 것이었으나 1910년 한일강제병합 후 총독관저로 용도 변경된 뒤 6.25전쟁 때 상당부분 파괴됐다. 당국은 기존 121병원을 해체하고 총독관저 터 및 그 앞에 있던 정원을 복원한 뒤 주변에 어울림마당 등 문화시설과 아침호수 등 수경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국내 현존하는 유일한 일본군 감옥인 위수감옥. 1909년 완공돼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광복 이후 이태원 육군형무소로 사용됐다. 감옥을 둘러싼 벽돌담장과 내부의 일부 건물들이 당시 원형 그대로 남아있으며, 총독관저 터 일대와 함께 사우스포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장소다. 감옥 담장엔 6.25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과 출입구 아치형태의 벽돌쌓기 등 많은 부분이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있다. 공원계획에서도 감옥의 역사를 전시하는 용도를 포함한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지 안에 있는 역사 문화적 장소 등을 둘러보는 이번 버스 투어는 9㎞ 코스로, 14번 게이트→SP벙커(일본군작전센터)→121병원(총독관저터)→위수감옥*→둔지산 정상→주한미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한미합동군사업무단*→병기지창→남단→드래곤힐 호텔 등을 차례로 둘러보게 된다.

    이 가운데 위수감옥·둔지산 정상·한미합동군사업무단·남단·드래곤힐 호텔에선 잠시 하차해 기념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이날 첫 행사엔 국토부 김현미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부 관계자 및 일부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석했다.

    이달 8·16·30일 등 3회에 걸쳐 공원 조성 관련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에게 실시된 뒤, 다음달 7일과 14일엔 일반 국민에게도 공개된다.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용산문화원(www.ysac.or.kr) 홈페이지나 전화(02-703-0052)를 통해 참가를 신청하면 되고, 보호자를 동반한 8살 이상 미성년자부터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가능하다.

    한미연합사령부. 한미 부대의 작전통제를 위한 조직이다. 1970년대 지어진 건물로 미군시대의 상징적 시설 중 하나이며, 1970년대 한국 근대 건축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 중요도가 높은 건축물이다. 건물 북쪽엔 일본군 보병 제78연대의 정문 역할을 했던 보행교와 돌기둥이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당국은 건축물 외관을 최대한 유지하고 건물 북쪽의 보행교와 돌기둥에서 진입이 가능하도록 건물을 가로지르는 통로를 만들 계획이다.

     

    일본군의 무기 및 탄약을 보관하던 병기지창. 용산역과 연계해 인근의 육군창고(현 캠프킴 부지)와 더불어 일제시기 병참기지의 핵심이었다. 현재 이곳엔 미군 공병대와 시설대가 들어서 있다. 1908년 완공된 병기지창 무기고 건물은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당시 일본의 건축기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성저십리에서 가장 오래된 제례관련 시설인 남단. 조선왕조 초기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1456년 세조2년에 원구단을 정비하고, 1457년 원구서라는 관청을 만든 뒤 1457년 1월 15일에 제천례를 올렸다. 이후 1464년까지 매년 1월 15일에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나 그 이후로는 제사를 올린 기록이 없다고 한다. 남단은 1906~08년 일본군 병영 조성과정에서 후암로가 일본군 병영으로 연결되면서 지세가 단절됐고 현재는 일부 유구들만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참가비는 없고 1회당 최대 버스 탑승인원인 38명까지 선착순 접수로 진행되며, 동행자 1인까지 함께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회차별 중복신청은 허용되지 않는다.

    참가자로 선정되면 당일 신분증을 지참한 뒤, 용산역 2번 출구 한강로동주민센터에 집결하면 된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이번 버스투어를 계기로 자연과 역사, 문화적 요소가 어우러진 최초의 국가공원이 될 용산공원에 대해 국민적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며 "내년엔 보다 많은 국민들이 용산기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미군측과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8군 사령부는 지난해 7월,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6월에 평택으로 이전했지만 반환 절차는 아직 진행중이다. 용산 미군기지 의 모든 시설의 이전이 완료되면 부지반환협상, 환경조사 등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기지 반환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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