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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자루를 쥐고 칼등으로 내려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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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칼자루를 쥐고 칼등으로 내려칠 건가

    자유한국당의 전원책 조직강화특위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태산명동 서일필'

    요즘 자유한국당의 전원책 조직강화특위위원장을 빗대 하는 말이다.

    '칼자루를 쥐었으니 욕먹더라도 할 일은 할 것'이라던 취임일성은 어디로 사라지고, 개혁은커녕 오히려 퇴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위원장은 과격한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태극기 세력에 대해, 이들을 극우세력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라며, 태극기 세력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심지어 헌법재판소가 지나친 '월권'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위원장의 발언대로 태극기 세력은 건전한 보수세력인지 판단해 볼 문제다.

    태극기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조작됐다고 믿는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다.

    밑도 끝도 없이 현 정권에 대한 증오만을 표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세력을 건전한 보수세력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 위원장의 발언 때문이었는지, 최근 자유한국당에는 태극기세력의 입당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태극기 세력이 입당을 하면서 입지가 강화된 것인지, 아니면 입지강화를 위해 태극기 세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당내에서 크게 위축됐던 친박세력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개혁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인적청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탄핵 이후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개혁에 대한 의지와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려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지향하는 '보수대통합'이 태극기세력까지 끌어안겠다는 것이라면, 그것은 보수대통합이 아니라 극우세력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자유한국당으로 끌어들일 세력이 태극기세력 밖에 없다는 초라한 자기고백으로 들릴 수 도 있다.

    자유한국당의 개혁은 개혁을 해달라고 외부인을 영입했더니 그 외부인이 다시 외부인을 영입하는,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부실한 과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원청업자는 집 지을 의사가 없어 보이고, 하청업자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어떤 정객은 처절한 자기반성과 개혁이 없다면, 자유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도 힘들 것이란 엄혹한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개혁보다는 총선을 앞두고 당권을 차지하려는 친박세력과 복당파간의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원내교섭단체도 힘들것이라는 예측이 맞아들어 갈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보수세력뿐 아니라 현 집권 세력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뿐더러, 정치지형을 망가뜨리는 최악의 결과를 만드는 일이다.

    원청이던 하청이던 이제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권한을 가진 만큼 칼등으로 썩은 부분을 잘라낼 수 는 없다.

    칼자루를 다시 쥐고 개혁의 칼날을 제대로 휘둘러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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