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이 2일 만 5세까지 월 10만원씩 지급되고 있는 현행 아동수당을 초등학교 6학년‧월 30만원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470조 5000억원에 달하는 내년 예산 중 '세금중독예산' 20조원을 삭감하는 동시에 15조원을 저출산과 SOC 등 예산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짜 일자리 예산을 삭감해 저출산에 집중할 것"이라며 "가짜 일자리 예산 8조원과 대북 퍼주기 예산 5000억원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대폭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 7대 분야 20개 사업을 별도로 선정해 예산 증액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삭감 후 이를 출산장려를 위한 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김 원내대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임산부 30만명 대상 토탈케어카드 200만원 ▲아동수당 규모 및 범위 확대 ▲출산장려금 2000만원 지급 등을 꺼내들었다.
이밖에도 ▲교육수당 바우처 신설 ▲국가유공자 예우 강화 ▲지역 간호사 처우개선 및 사회봉사자 실비지원 강화 ▲국가유공자 예우 강화 등 각종 복지정책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아동수당에 대해선 기존 한국당의 '선별복지' 입장에서 '보편복지'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현재 운영되는 아동수당은 소득 상위 10%를 배제하는데, 이는 아동수당 신설 당시 한국당이 관철한 부분이다.
김 원내대표는 "취학 전 6살까지 소득 하위 90%에게 월 10만 원 지급하던 아동수당을 소득과 관계없이 6학년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이후 3년 안에 월 30만 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내일수당도 신설해 중학생에게 내년부터 월 20만원씩 지급하기 시작해 오는 2021년 30만원으로 중3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이처럼 '보편복지'로 갑자기 선회한 것을 두고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지난달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도 한국당은 모든 소득계층에 아동수당을 지급하자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국감에서 한국당은 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상위 10% 선별비용(1600억원) 추계에 대해 실제론 96억원에 불과하다며 아동수당의 전 계층 확대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옛날 이야기를 하면 아무것도 개선하지 못한다"며 "민주당이 과거에 주장한 정책을 지금 갖고 오면 현실에 안맞는 것처럼 생각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보편복지로 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도 "저출산 문제는 더이상 방치하면 나라의 존폐가 걸린 문제가 되기에 마지막 수단인 현금성 지원을 해서라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