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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저는 항상 제 연기의 부족한 점을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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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현 "저는 항상 제 연기의 부족한 점을 찾아요"

    [노컷 인터뷰] '백일의 낭군님' 홍심 역 남지현 ②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홍심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최고령 원녀로 기억을 잃은 왕세자 이율/원득과 사랑에 빠지는 홍심 역을 맡은 남지현. 한 해에 한 편씩 꾸준히 드라마를 하는 그는 벌써 데뷔 14주년이 된 베테랑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하는 사극이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됐지만, 남지현은 작품이 잘 된 덕에 자신의 부족함이 많이 가려졌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혼났어야 했는데 지나가게 됐다'는 표현이 몇 번이나 등장한 이유다.

    발연기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적도 없는데 어째서 이렇게 엄격한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는 건지 궁금했다. 그는 작품을 할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백일의 낭군님' 종영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남지현과 나눈 대화를 옮긴다.

    (노컷 인터뷰 ① 남지현이 바라본 홍심… "강한 사람에게 강한 멋진 사람")

    일문일답 이어서.

    ▶ '백일의 낭군님'에서 처음으로 사극 내 성인 연기를 했다. 오랜 시간 아역으로 나왔는데, 이번에 자기 아역이 나오는 걸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작품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선 이전 작품과 비슷했지만, 아역이 제대로 등장한 건 처음이었다. 아역 부분으로 시작해 저희 쪽으로 넘어오는 게 처음이었다. 사실 굉장히 고마웠다. 어릴 때 율이하고 이서(홍심의 다른 이름)하고의 추억이 잘 쌓여야 어른이 되고 난 저희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 1회 분량 정도밖에 안 나왔는데, 대본 리딩 때부터 잘하더라. 너무너무 예쁘게 잘해줘서 고마웠다. 정은(홍심 아역) 양을 한두 번밖에 못 봤는데 현장에서 저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 저도 아역 때 성인 연기하는 언니 오빠들 보고 싶었다. 현장에서 지나가다라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마 같은 마음이었지 않을까. 아역들이 사랑스럽게 해 준 덕분에 봐도 봐도 귀엽더라. 덕분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에도 시청자분들에게 감동 드릴 수 있었다.

    ▶ 아역으로 시작한 연기자들은 10대나 어린 역할을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교복 입는 역할은 잘 하지 않는다든지.

    성인으로 데뷔한 분들이 교복 입는 것과 (아역 출신이) 입는 건 무게가 다르다. 부담감도 다르고. 그분들은 자신이 보여주지 않았던 10대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게 있다면, 저희는 가장 많이 보여드린 게 10대의 모습이라서… 가장 벗어나려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 되게 조심스럽다.

    ▶ 대본 볼 때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제가 잘 해낼 수 있는지를 스스로 평가해 본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캐릭터의 이미지나 말투가 있는데 실제로 대사를 읽어보면, 생각대로 되는 게 있고 비슷하게 될 때도 있다. (잘 안 되는데) 욕심부리면 (작품에) 해가 될 수도 있고 안 맞는 옷을 입을 수도 있다. 저는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제가 잘 해낼 수 있는 이미지의 합의점을 항상 고려한다. 그러다 보니 로코를 연달아 세 개 하게 됐지만, 분위기는 다 달랐다. 그런 게 저만의 기준점일 수 있지 않을까.

    남지현은 '백일의 낭군님' 촬영 도중인 지난 7월, 동료 배우들과 함께 도경수(디오)를 응원하러 엑소 콘서트에 다녀오기도 했다. (사진=남지현 인스타그램)

     

    ▶ 앞으로 하고 싶은 이미지나 역할은 무엇인가.

    작품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본 게, 지금쯤은 대중이 (제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반대쪽을 하고 싶다는 거였다. 조금 어둡거나 무겁거나 진지한, 좀 차가울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저 자신에게 도전이 되지 않을까.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 뭐, 하고 싶다고 다 하는 건 아니지만. (웃음)

    ▶ 어릴 때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작품 선택할 때 본인의 생각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지 궁금하다.

    저는 한 사람 의견만 듣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일단 제 의견이 중요하긴 하다. 부모님, 회사 얘기도 듣고 제가 연기에 관해 얘기 많이 나누는 선생님과도 나눈다. 그게 딱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그럼 그 작품은 하는 쪽으로 간다. (최근 세 작품은) 거의 비슷했다.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반대되는 의견이 나타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제가 확신이 서 있다면, 다 같이 비슷하게 이런 거 하면 잘할 것 같다며 의견이 통일되는 것 같다.

    ▶ 그렇다면 난 정말 하고 싶은데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하거나 미룬 역할이 있나.

    그런 작품은 없었다. 제가 진짜 하고 싶어도 만약에 주변에서 다 말리면 할 수 있을까 다시 생각해 봤다. 아마 저는 한 번쯤 고민할 것 같다. 사람들이 말리는 데에는 정확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본다. (그들이 말하는) 이유가 이해 가능하다면 안 한다. 반대로 회사가 제게 어떤 작품을 시키고 싶어 해도, 제가 안 하고 싶다는 이유를 말해서 이해가 되면 회사도 안 시킨다.

    ▶ 지금까지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거나, 특별히 연기로 말 나온 적이 별로 없었는데도 자기 평가가 박한 것 같다.

    저는 항상 제 연기의 부족한 점을 찾는다. 보여드릴 수 있는 역할이 한정적인데 늘 다양하게 보여드려야 하니까. 매 작품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첫 방송뿐 아니라 (방송을 보면서) 긴장을 많이 하고 본다. 뭐가 흐트러졌을까 찾으면서 본다. 자기한테 엄격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못한 점은 어떻게 다르게 풀어갈지 생각해야 하고.

    배우 남지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 '백일의 낭군님'에서 연기적으로 발전한 점이 있다면.

    뭐랄까 극한에 몰린 감정씬이 되게 많았다. 프로포즈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별하는… (홍심 입장에서는) 커다란 비밀을 계속 마주한다. 세자의 장인은 아빠를 죽이려 했던 사람이고, 세자 죽이려고 했던 게 제 오빠고. 이렇게 밀어붙이는 감정을 보여드릴 작품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해서 그걸 보여드린 것 같다. 눈물 많은 감정씬이나, 멘탈이 부서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상황을 마주한 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 모태 솔로라고 했는데 정통 멜로 연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는지.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연애 경험이 많은 게 멜로(연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걸 안 해도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상상하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더 영향을 끼치는 건 다양한 삶의 경험이 아닐까. 다양한 사람 종류를 겪어보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랑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나.

    사랑은 언제나 해 보고 싶다. 궁금한 것 중 하나다. ('백일의 낭군님' 속) 연인 관계는 뭔가 로망의 집합체이기도 했고. 연애를 해야 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돼,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주변에서 그런 조언을 많이 들어서인 것 같다. 어른들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보고 연애도 해 보라고 하시니까. 연애를 많이 하는 성격이 있는데, 저는 안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좋은 사람이 있고 기회가 있으면 천천히 만나는 스타일? 그래서 많은 사람을 못 만날 수도 있고 연애를 늦게 할 수도 있겠지. 올해도 약간 조급함이나 등 떠밀리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저하고 안 맞는다고 봤다. 나중에 좋은 사람 만나면 하면 되지 않을까.

    ▶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드라마가 잘 되고 난 후 친구들의 대우가 혹시 달라졌나.

    학교는 언제 돌아가도 변하지 않는 장소 중 하나다. 근데 저희 학교 학생분들은 다가오는 것도 되게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제가 그냥 학생으로 (학교) 오는 걸 아니까 괜히 방해하나, 싶은가 보다. 원체 배려를 많이 해 주신다. 가끔 조심스럽게 오셔서 쪽지가 붙은 초콜릿을 건네시거나, '팬이에요!' 하고 도망갈 때가 있다.

    ▶ 이번 인터뷰도 공강인 날이 월요일이라 이날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 몇 학기째인가.

    3학년 2학기다. 저희가 휴학을 총 6학기 할 수 있는데 4학기나 휴학을 해서 그렇다. ('백일의 낭군님' 들어갈 때도) 9월 전까지는 촬영 끝난다고 해서 간 거다. 봄학기에도 휴학했는데, 9월 안에 안 끝나면 한 달 때문에 학교를 또 쉬기는 좀 어려웠기 때문이다.

    배우 남지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 종강하는 것과 작품 촬영 종료 중 뭐가 더 후련한지.

    둘 다 비슷하게 너무 좋다. 둘 다 똑같이 좋은데 작품이 끝나는 건 잘 실감을 못 하다가 끝난 다음에 뭘 해야 안다. 여행을 간다든지. 종강하고 나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될 때의 쾌감이 있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어도 되니까.

    ▶ 여전히 대중교통을 타고 다닌다고 밝혔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서 불편하지 않나.

    그런 건 생각보다 많이 없다. 버스, 지하철 타고 다니는데 생각해 보면 다들 다른 사람 얼굴 잘 안 보지 않나. 핸드폰이나 자기 할 일을 하시니까. 카페, 식당에서 많이 알아보신다. 길거리나 대중교통 탈 때 알아보셔도 이미 저는 스쳐 지나갈 때가 되게 많다. (웃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월요일부터 오셔서 (인터뷰) 하시느라. (웃음) 아마 막방 다 같이 보면 '와~' 하고 소리 지르면서 끝날 것 같다. 팀과 함께 마지막 방송 재미있게 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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