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이신우(숙명여고 학부모, 숙명여고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 결국 지난 금요일 경찰이 피의자인 전 교무부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같은 날 학교도 홈페이지를 통해서 입장을 내놨습니다. "공정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니까 조금만 여유를 갖고 기다려 달라." 그런 가운데 바로 어제 학부모와 졸업생으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서경찰서 앞에 모여서 집회를 가졌습니다. 학부모들이 그동안은 나서기를 조금 꺼려왔는데 경찰서 앞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를 맡게 된 학부모입니다. 이신우 선생님을 잠깐 연결해 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이신우>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자녀분은 숙명여고 몇 학년입니까?
◆ 이신우> 제 딸은 현재 쌍둥이들과 같은 학년인 2학년에 재학 중에 있습니다.
◇ 변상욱> 2학년에.
◆ 이신우> 네.
◇ 변상욱> 지금 사실 중간고사 막 치렀고 이제 3학년으로 올라가야 하니까 오히려 아이들이 충격을 받았을까 봐 다독이면서 격려를 해 주시고 계셔야 되는데 이렇게 뭐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오셨다는 건 학교 분위기가 그만큼 좀 심각한 모양입니다.
◆ 이신우> 네, 그렇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타성이 생긴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새로운 피의 사실이 밝혀지고 구속 영장이 청구되고 증거가 나올 때마다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특히 쌍둥이와 같은 반 학생들 같은 경우는 이 학생들이 너무나 태연하게 학교 생활을 잘하고 또 체육대회 때 엄마하고 인증샷도 찍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더 충격을 받고 있다고 그렇게 전해 들었습니다.
◇ 변상욱> 일단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 되는 전 교무부장. 경찰에 구속 영장이 청구돼 있고. 아마 이번 주에 영장 발부 전에 심리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마는 학교 입장문을 보면 "학교는 교육청 감사나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니까 아무튼 기다려 달라" 라고 하는데. 학교에 대해 불신이 있으신 겁니까?
◆ 이신우> 학교는 오히려 사실과 정반대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예전에 "시험지 유출은 안 했다." 이렇게 얘기했었거든요. (그런데) 시험 부정이 결과는 이미 답안지에 있고 범죄 행위는 성적표에 증거로 남아 있다. 온 국민이 다 아는 이 평범한 사실을 학교 측은 아직까지 한 번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학교는 이 사건을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이라고 하고 있고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또 이미 9월에 서울시 교육청이 교무부장에 대해서 중징계할 것을 요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한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 단 한 개의 피의 사실이라도 학교 측에 의해서 밝혀져야 하는데 그런 것들도 전혀 없습니다. 만약에 학교 측이 '적극적이다' 라고 말을 했다면 그것은 아마 교무부장과 쌍둥이를 보호하고 비호하는 일에는 굉장히 적극적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변상욱> 아무튼 교무부장의 딸이 성적이 수직 상승해 올라갔고 교무실에 아버지 혼자 남아서 있었던 게 확인됐고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에서 답안을 적은 메모가 발견됐다. 이렇게 되는 거죠? 이거는 다 확인된 겁니다.
◆ 이신우> 네.
◇ 변상욱> 그러면 2학기 중간고사 얼마 전에 끝났다고 얘기를 했는데 쌍둥이 자매도 함께 시험을 치렀겠네요?
◆ 이신우> 네, 그렇습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험에 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 성적을 비교해 봐야만 알 것 같기도 한데 참 애매합니다. 그동안 충격이 있어서 시험 공부를 잘 못 해서 성적이 떨어졌다. 이렇게 하면 그만인데요. 그러면 지금 당장 아이들끼리 다 머리를 맞대고 모여서 자기 (성적표)를 갖다가 내보이면서 어떻게든 맞춰보는 수밖에 없군요.
◆ 이신우>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동조하고 임하고 있다면 당연히 국민적인 의혹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쌍둥이들의 성적을 공개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학교에서는 인권이고 또한 개인 정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꽁꽁 감춰가지고 이걸 보다 못한 같은 반 학생들이 묘안을 낸 게 서로 자기 등수를 공개해서 맞혀 본 거예요. 그랬더니 반에서 6등 자리가 하나 비고 그리고 11등 안에는 쌍둥이가 없는 겁니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6등이거나 아니면 11등 밖이라는 얘기인데요. 결과적으로 전교 1등과는 아주 거리가 먼 성적이다. 이렇게 볼 수 있고 개인적으로 추측할 때는 반에서 20등 밖이라고 저는 예상을 하는데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언론에 1학년 1학기에 121등, 59등. 이렇게 알려져 있잖아요. 이것은 사실은 중간, 기말 합쳐서 산출된 성적입니다. 시험 성적으로만 봤을 때 첫 시험인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300등 정도 했다고 합니다. 전 교장 선생님이 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기 전에 학부모들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반에서도 20등 밖이지 않을까. 이렇게 추측을 하는 겁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학교 측은 그러면 의도하는 게 뭡니까? 이렇게 경찰 수사가 다 끝나고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기소돼서 재판이 끝나고 또 거기다 항소까지 한다면 글쎄요. 2-3년은 족히 걸릴 것 같은데요?
◆ 이신우> 네, 그러니까 지금 입장문에서도 "기다려 달라" 이런 입장을 취하고 있거든요. 또한 지난달에 있었던 학교 운영 위원회에서 학교 측 운영 위원이 한 말은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 4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모르는 거고 이 쌍둥이 학생들이 전교 1등이라는 성적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해서 그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 변상욱> 그 성적이 대입에 반영이 되는군요, 다른 학생과의 경쟁에.
◆ 이신우> 그렇습니다. 요즘 대학 입시는 수시로 뽑는 비중이 올해 같은 경우에 76.2%입니다. 그리고 서울대라든가 명문대 같은 경우에 8:2로 수시로 뽑는 비율이 8이고 정시로 뽑는 비율이 2에 달할 정도로 수시가 절대적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쌍둥이들이 전교 1등을 하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또 그만큼 늘어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변상욱> 말씀하신 걸 정리하면 내년 대학 신입생의 76%는 아무튼 고교 내신을 바탕으로 하는 그 학생부 교과 전형 그런 걸로 진학을 하는 건데, 지금으로서는 의혹이라고 학교 측은 얘기합니다마는 그 전교 1등이라는 게 거기에 반영된다?
◆ 이신우> 내신 성적만 좋으면 얼마든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구조가 현재 입시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1등만 만들자. 시험 몇 번만 이렇게 하면 명문대에 보낼 수 있는 체계이기 때문에 이렇게 무리하게라도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된 거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만약에 이 아버지로부터 답안지를 받은 두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고 나중에 수사 결과, 다 진실이 밝혀져서 입학이 무효로 취소된다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공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건지) 막 엉켜버리는데요, 그렇게 되면.
◆ 이신우> 그렇죠. 일단 수시 지원에 있어서는 내년 3학년 1학기 때까지 성적 처리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그 전에 부정행위 학생들에 대한 0점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고요. 그래야 합격자가 바뀌는 것도 문제지만 또 각 등급마다 모든 등급이 이렇게 한 단계씩 바뀌어서 피해를 보는 문제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0점 처리 문제 같은 경우에는 빨리 시급하게 이루어져야만 피해가 없을 걸로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교무부장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가 곧 이루어집니다. 심사 과정에서 이런 것들은 반드시 좀 밝혀줬으면 하고 바라시는 게 있다면 좀 얘기를 해 주시죠.
◆ 이신우> 경찰에서 검찰에 구속 영장을 신청을 할 때 밝힌 바와 같이 교무부장이 범죄 혐의가 상당하고 증거 인멸의 정황이 있고 공범과 말 맞추기가 우려되기 때문에 당연히 구속 영장이 발부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시험지를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한 날 야근을 하고 사건이 알려지자 집에 있는 컴퓨터를 바꾸고 우연히 여분의 백지 시험지를 집으로 가져오고 답안을 메모장에 적어놓고 서술형 영어 시험의 답만 핸드폰에 저장을 하고. 이 모든 것이 우연이고 또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우연이 지속되면 그거는 필연 아닙니까? 이런 부분들이 법원에서 구속 영장을 발부하는 데 잘 소명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아직도 자기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시험지나 답안지를 본 적도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겠죠?
◆ 이신우> 교무부장님 별명이 금고지기입니다. 바로 뒷자리에 금고가 있고 그 금고에는 학교의 중요한 것들이 다 들어 있고 시험지도 들어 있고 한데요. 거기에는 또 마침 CCTV가 없습니다. 다른 데는 다 있는데. 그래서 비밀번호를 몰랐다? 이거는 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것은 이제 검찰과 사법 당국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건 계속해서 지켜봐야 될 문제이긴 합니다마는 당장 숙명여고 비대위에서는 추가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실 계획으로 있습니까?
◆ 이신우> 어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인데요. 서울시교육청에서 각급 중고교에 공문을 보내서 학생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퇴학이나 전학을 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교칙 개정을 하도록 종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이 기사를 보고 '도대체 쌍둥이들이 누구이기에 서울시 교육청이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비호하려 하는가.' 이렇게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쌍둥이 퇴학을 논하는 이 중대한 시기에 저런 공문을 보낸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적절한지 서울시 교육청은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등 정책과 입시 정책을 뒤흔드는 이번 사건을 수수방관하고 직무 유기하고 있는 교육부는 그야말로 이 사건의 공정한 처리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 그리고 입시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작은 부조리이지만 이것부터 바로잡자는 생각에서부터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이것은 작은 부조리가 아니고 거악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마추어고 힘없는 학부모에 불과하지만 불의에 눈감는 부끄러운 학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서 서명 운동이라든가 저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생각입니다.
◇ 변상욱> 학교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정과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어떤 방안도 나와야 되겠고. 그다음에 내신의 투명성을 어떻게 높일 건가도 문제고 더 크게는 대학 입시라고 하는 것이 제대로 정상화되는 문제. 이것까지도 다 생각해 볼 사건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어떻게 하다 보니까 짐이 무거워지셨습니다. 고생 많이 하셔야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신우> 네, 감사합니다.
◇ 변상욱>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 위원회의 이신우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