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국내 최대의 스타트업 축제인 '2018 벤처창업 페스티벌'이 8일 부산에서 개막됐다.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파라다이스 호텔에 마련된 강연장에는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스타트업 선배들이 전하는 실패와 성공사례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경청했다.
강연자로 나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예비 창업자에게 '발품 팔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배달음식 주문이 많은 동네로 매일 출근해 골목골목 전단을 모조리 주웠고 스캐너를 이용해 이들 식당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했다"며 사업초기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초기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지금 하는 게 조잡하고 한심해 보이더라도 누구든지 애플과 아마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받기 전까지 어떻게 버틸 수 있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굶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예비 창업자들은 김 대표를 비롯한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이 전하는 창업 경험담에 공감을 나타냈다.
모바일 관련 벤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 모씨는 "사업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인 데, 꿈을 포기하지 말고 부딪히라는 말의 힘을 얻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날 '스타트업 성공사례 전파' 프로그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최근 벤처 투자 열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벤처시장의 신규투자액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 누적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1~9월 신규 벤처투자액이 2조 551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최고치였던 2조 380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연말까지 전체 신규 벤처투자액은 3조 3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 3분기까지 설립된 창업투자회사는 13개사, 9월말 현재 모두 129개의 창업투자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동기 4개사가 등록한 것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8개사가 신규 등록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스타트업 페스티벌 이틀째를 맞아 9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는 벤처 투자자,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테크미디어 전문가인 랜디 주커버그가 강연할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강연 및 포럼, 네트워킹, 전시체험, 교육 및 상담, IR, 문화공연 등 총 44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운대 구남로 일대는 거리 전시장으로 꾸며졌다. IT, 게임, 헬스, 뷰티 등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100여개 스타트업이 제품을 전시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참가자들은 '길거리 크라우드펀딩 체험존'에서 실제 펀딩에 참여할 수 있고, 해운대 해안로의 '스타트업 박싱데이'에서 스타트업 제품을 할인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