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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고시원 주인 "반찬·국 해줬던 일용직들 어떡해…누군지는 몰라"

사건/사고

    종로고시원 주인 "반찬·국 해줬던 일용직들 어떡해…누군지는 몰라"

    "3층에서 난리 나 내가 신고…난로 없었다"
    노후화 건물, 스프링클러 없고 자동경보설비만
    주출입구는 1곳, 완강기 비상탈출구는 갖춰진 듯

    17명 사상자 낸 종로 화재 참사. (사진=김형준 기자)

     

    9일 새벽 화재로 최소 6명이 숨지는 등 모두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고시원의 주인이 고시원 안에서 난로 등 난방기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시원 주인 고모씨는 이날 화재현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새벽 5시가 조금 안된 시각에 3층에서 난리가 나서 5시 10분쯤 직접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2층에 있었던 고씨는 "당시 뛰어나오니까 3층으로 못 올라가게 막았는데, (주출입구가 있는) 301호에서 불이 조금 나더니 옆으로 번졌다"며 "2층에 있던 사람들은 다 내려오고 3층 사람들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사상자 등 고시원에 거주하는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고씨는 "난 누군지도 모른다.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고시원에서 반찬도 해주고, 국도 끓여 줬는데 어떡하면 좋냐.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는 현장에서 혼절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고씨는 다만, 고시원 내부에 난로 같은 난방기구는 쓰지 못하도록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로는 없고, 피우지도 못하게 했다. 보이면 있는대로 뺏었다"고 했다.

    부상자 상당수가 50대 이상인 만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현장 상황판에 따르면, 사상자 18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2명은 모두 50~60대로, 72살 부상자도 있다.

    이날 새벽 발생한 불은 2시간 만인 7시쯤 진화됐지만, 최소 6명이 숨지는 등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권혁민 종로소방서장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고시원 3층 출입구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신고자와 목격자 등의 진술을 전하며 "사상자 대부분이 일용직 근로자"라고 설명했다.

    권 서장은 "출동지령 5분 만인 오전 5시 5분 현장에 도착했을 때 화재가 심했다"며 "새벽 시간이고 화재로 출입구가 막혀 대피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불길은 출입구가 있는 301, 302, 303호에서 거셌다는 게 소방당국이 밝힌 최초 신고자의 진술이다.

    해당 고시원은 과거에 지어져 스프링클러 장치가 없고 자동경보설비 등만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구로 쓰일 만한 주출입구는 1곳이지만 완강기로 연결된 비상탈출구는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밀감식을 통해 정확한 피해규모와 화재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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