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전경.
인천시가 추진하는 청라소각장 증설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청라를 중심으로 인근 6개 구‧군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라소각장 증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자칫 '쓰레기 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2016년 3월 청라소각시설 기술진단을 시작으로 '청라 자원환경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1년 12월 준공한 청라소각장이 2016년 12월 내구연한 15년을 넘긴데다 준공 당시보다 도시 쓰레기가 급증해 증설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서구 로봇랜드로에 위치한 청라소각장은 인천 중구, 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강화군 등 6개 구‧군의 쓰레기를 처리한다.
하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모두 수용하지 못해 하루 250t 가량을 인근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올해 6월~10월 인천연구원의 자체 타당성조사 결과 청라소각장에서 하루 발생하는 소각대상폐기물은 785t으로, 처리 용량이 하루 365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청라소각장이 소화할 수 있는 하루 쓰레기 처리량은 420t에 불과하다. 인천시의 기본 계획은 오는 2023년까지 240억원을 투입하는 현대화사업을 통해 청라소각장의 쓰레기 처리 용량을 750t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청라소각장을 이대로 둘 경우 '쓰레기 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청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기한도 연장된 마당에 청라소각장까지 증설되면 환경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청라주민 1천여명은 이달 3일 서구 커넬웨이에서 집회를 열고 청라소각장 증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틀 뒤에는 이재현 서구청장도 "지난 17년간 환경피해를 감내해 온 구민의 입장에서 새로운 증설은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결국 박남춘 인천시장은 청라소각장 증설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청라소각장은 당초 환경부에서 하루 750t으로 사용 승인을 받았는데 주민들이 소각장을 새롭게 증설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그때는 소각물량이 많지 않아 420t으로 지었지만 지금은 750t 용량을도 쓰레기가 다 처리할 수 없어 원래 허가 받은 대로 용량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주민들과 여러 가능성을 논의한 뒤 기본계획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