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의 숨은 주역들 이민재(왼쪽부터), 박형철, 배병준, 최현민. (사진=KBL 제공)
"1~2분을 뛰더라고 정말 열심히 하는 그 모습이 좋습니다."
KGC가 달라졌다. 여전히 양희종, 오세근이 팀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벤치 멤버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 방출, 트레이드, 부상 등 힘든 시기를 이겨낸 선수들이다.
KGC 김승기 감독은 8일 KT전을 앞두고 벤치 멤버들을 칭찬했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신장 제한으로 떠나고, 새 외국인 선수 미카일 매킨토시는 기대 이하다. 한희원은 부상을 당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벤치 멤버들의 활약 덕분에 6승4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목 마른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그 선수들이 잘해서 이기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면서 "출전 시간이 거의 없었던 선수들이 잘해 만족하고 있다. 성장해야 할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전에서는 양희종, 오세근이 빛났다. 하지만 박형철, 배병준, 이민재, 최현민 등이 뒤를 받친 덕분에 100대92 승리를 거뒀다. 7승4패 공동 2위.
김승기 감독도 "다 제 몫을 해준 것 같다"면서 "1~2분을 뛰더라도 정말 열심히 하는 그 모습이 좋다. 내가 원했던,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다들 아픔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민재는 2010-2011시즌 데뷔했다. SK, LG, KT를 거쳐 지난 시즌 KGC에 입단했지만, 사실상 전력 외였다. 부상까지 겹쳐 지난 시즌 3경기 평균 1분38초 출전이 전부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면서 김승기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김승기 감독은 "포기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나도 선수 시절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온다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이민재는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한다. 되든, 안 되는 기회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를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해냈다. 자신감도 생겼다. 선수는 경기를 하는 만큼 자신감이 생긴다. 잘한다, 못한다를 떠나 코트에서 열정을 가지고 한다. 숨은 주역이다"라고 말했다.
배병준은 기승호와 함께 트레이드로 KGC 유니폼을 입었다.
배병준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KGC의 주축 슈터로 변신했다. 9경기 평균 20분3초를 뛰면서 평균 2.2개의 3점슛을 림에 꽂고 있다. LG에서 3시즌 동안 넣은 3점슛은 11개. 올 시즌 벌써 20개을 성공시켰다. 김승기 감독의 호통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김승기 감독은 "배병준을 혼내고 있다. 슛 쏘는 것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자신있게 쏘라고 한다"면서 "밖에서 배병준이 잘한다고 박수치고 다닌다. 하지만 배병준에게 '너는 이게 다가 아니다. 이게 다라면 혼도 안 낸다'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박형철은 FA로 KGC와 계약했다. 이민재와 마찬가지로 2010-2011시즌 데뷔한 나름 베테랑이다. 이제서야 프로에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6일 삼성전에서 맹활약했다. 물론 막판 실수는 아쉬웠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에 거의 안 뛰던 선수다. 프로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면서 "1분씩 뛰다가 많이 뛰니까 마지막 실수가 나왔다.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넘어졌다. 나도 경험해봤다. 그래도 결정적인 3점슛도 넣고 너무 잘했다"고 말했다.
최현민은 2012-2013시즌부터 KGC에서 뛰고 있다. 입대 전까지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전역 후에는 코트에 설 기회가 줄었다. 부상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평균 14분40초를 뛰며 양희종, 오세근이 쉴 틈을 마련해줬다.
김승기 감독은 "무릎이 너무 안 좋았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나도 최현민을 포기할 정도까지 갔다"면서 "지금은 몸이 좋아지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