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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시원 방화 가능성 낮아… 전열기가 원인인 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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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고시원 방화 가능성 낮아… 전열기가 원인인 듯"(종합)

    일본인 1명 포함 사망자 6명 50~70대… 1명은 35세
    탈출 주민들 "큰 소리 들려 깼다… 경보기 작동 안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9일 새벽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에 대해 경찰은 전열기로 인한 화재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해당 고시원 301호에 거주하던 A(72)씨가 방에서 사용하던 전열기에서 불이 나 다른 방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 잠을 자고 일어나 전열기 전원을 켜고 화장실을 다녀왔다가 전열기에서 불이 나는 것을 목격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변 옷가지와 이불로 불을 끄려고 했지만 주변에 옮겨 붙어 확산되자 대피했다고 진술했다.

    또 건물 내부에 있었던 CCTV를 확인한 결과, 불이 옮겨 붙은 뒤 이를 끄거나 대피하려 하는 움직임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따라서 방화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A씨에게 실화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현장에서는 담뱃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해졌고,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이날 화재로 사망한 7명 중 6명은 일본인 1명을 포함해 5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1명은 35세로 확인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해당 고시원 옥탑방에서 살았다는 정모(56)씨는 "밑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들려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며 "비상탈출구 문을 열려다 양손에 2도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다 돈을 아끼려고 이 고시원에 들어왔다는 정씨는 "비상벨 소리도 듣지 못했고,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층에서 탈출했다는 한 주민은 "전날 감기약을 먹고 깊이 잠들었는데, 누군가가 벽을 치는 소리에 깼다"며 "안에 연기가 차 창문으로 탈출하려고 했는데, 매달렸다가 비가 와서 미끄러워 밀려 떨어졌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2층에서 살았다는 정모(40)씨도 "3층에서 '불이야'하는 소리와 함께 쾅쾅쾅 하는 소리가 나서 잠결에 깼던 사람들이 많다"며 "누군가가 경보기를 눌렀는데, 고장나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0일 오전 소방당국·국립과학수사연구원·전기안전공사와의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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