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미국 덴버 매리어트 웨스트 호텔에서 열린 게체량을 통과한 뒤 나란히 선 정찬성과 야이르 로드리게스. 사진=UFC 공동취재단
격투기 선수에게 감량은 숙명이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고통이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1)과 야이르 로드리게스(25, 멕시코)도 예외는 아니다.
결전을 하루 앞둔 정찬성과 로드리게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덴버 매리어트 웨스트 호텔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 페더급(한계체중 145파운드·65.77kg) 계체를 통과했다.
로드리게스는 145.5파운드(65.99kg)로 체중계를 내려왔고, 정찬성은 체중계 오차를 고려해 허용하는 146파운드(66.23kg)를 딱 맞췄다.
정찬성은 이날 계체 통과 후 인터뷰에서 "원래 어제(9일) 하룻동안 남은 체중 6kg을 다 뺐어야 하는데 체중계 오작동 때문에 오늘 일어나보니 200g이 남아 있었다. 아침에 빼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회 2주 전 UFC로부터 프랭키 에드가 대신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덴버로 달려온 로드리게스도 감량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계체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등장해 체중계에 올랐다. 계체에 성공한 뒤 "감량이 수월했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상은 달랐다.
정찬성은 "로드리게스 측이 1주일 전에 '70kg 계약체중으로 시합하자'고 제안했다. '시합을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심했다. 로드리게스가 감량에 성공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로드리게스가 8일 공개훈련 후 치즈버거와 맥주를 먹었다'는 한 해외매체 기자의 발언도 낭설인 것으로 드러났다.
로드리게스는 "내가 치즈버거를 먹은 건 이틀 전이 아니고 2주 전 사촌 생일파티 때다. 당시 치즈버거를 먹던 중에 UFC로부터 '정찬성과 싸우지 않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버거 하나를 다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반만 먹었다"고 웃었다.
체중과의 전쟁에서 나란히 승리한 정찬성과 로드리게스는 11일 덴버 펩시센터에서 진짜 전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