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덜었다' SK 정의윤이 10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상대 선발 세스 후랭코프로부터 안타를 날리고 있다.(인천=SK)
그나마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플레이오프(PO)에서 팀에 진 빚을 생애 첫 한국시리즈(KS)에서 만회를 해냈다. SK 베테랑 외야수 정의윤(32)이다.
정의윤은 10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과 KS 5차전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7회 선두 타자로 나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며 4 대 1 승리에 힘을 보탰다.
SK는 3승2패로 시리즈를 리드하며 8년 만의 KS 우승에 다가섰다. 남은 6, 7차전에서 1승만 더 추가하면 2007, 2008, 2010년에 이어 4번째 정상에 오른다.
이날 정의윤은 초반부터 타격감이 좋았다. 2차전 승리투수인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로부터 2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깊숙한 내야안타를 날렸다. 5회도 후랭코프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진 못했다.
이후 승부처에서 정의윤은 또 한번 안타를 날렸다. 0 대 1로 끌려가던 7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날 후랭코프가 내준 5안타 중 3개가 정의윤이 때려낸 것.
정의윤의 안타는 역전의 물꼬를 텄다. 정의윤이 대주자 김재현으로 교체된 가운데 희생번트 뒤 김성현이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뛴 김성현은 김강민의 좌익수 뜬공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까지 기록했다. SK는 8회도 2점을 보태며 4 대 1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정의윤은 "이겨서 다행"이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서 선두 타자로 2번 출루했는데 득점을 못해 아쉬웠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순간 출루했고 성현이가 잘 쳐줘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실 정의윤은 팀에 미안함이 있었다. 넥센과 PO 3차전에서 2 대 3으로 뒤진 6회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섰지만 병살타에 그쳤다. 김동엽 대신 선발 좌익수로 나선 KS 3차전에서도 홈 송구가 아쉬웠다. 정의윤은 "선발로 나가서 잘 하면 좋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 마음고생을 살짝 털어놨다.
그러나 이날 나름 만회를 했다. 정의윤은 "욕심을 내면 결과가 안 좋으니까 상황에 맞게 팀에 맞는 플레이하려고 했다"면서 "오늘도 선두타자로 나와 큰 거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데뷔 13년 만의 첫 KS다. 2005년부터 LG에서 뛰다 2015년 SK로 이적한 정의윤은 그동안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PO에는 나섰지만 KS 출전은 없었다. 정의윤은 "우승 기회가 자주 오진 않는데 왔을 때 우승하면 좋겠다"면서 "어떻게 보면 처음이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KS에서 즐기고 싶고 꼭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