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12일 밤 서월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가 끝난 뒤 시민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사진=박 시장 페이스북)
박남춘 인천시장이 관내 병원에서 초등학생이 주사를 맞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시와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검토하는 등 긴급하게 대응하는 와중에 잠실야구장에서 자정 가까이 야구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시장은 야구 경기가 열린 다음날 오전에 열린 '인천 소재 의료기관 주사제 사망사고'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1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는 자정을 앞둔 오후 11시 37분이 돼서야 끝났다. 인천이 연고인 SK의 승리였다.
같은날 오후 2시 30분. 인천시는 장염 증세를 보인 초등학생이 인천 한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기자회견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브리핑에서 "관내 20개소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의료법 위반을 집중 점검하고 13일 오전 인천시가 주재하는 시‧군‧구 보건소 긴급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이처럼 민첩하게 대응한 것은 지난 9월부터 두달 사이 인천에 있는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환자가 4명이나 숨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12일 초등생 사망사건에 대해 "역학조사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60대 여성이 '마늘주사'로 불리는 건강보조제성 수액주사를 맞고 숨진 사건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질본은 인천에서 주사를 맞고 환자 4명이 사망한 사건이 서로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이 찾은 곳은 서울 잠실야구경기장이었다. 인천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후 9시부터 오후 11시 40분쯤까지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관람했다.
박 시장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8년만의 인천 와이번스 우승 현장에서 인천 시민들과 함께 환호할 수 있어서 참 기뻤다. 그런 의미에서 힐만 감독에게 인천 명예시민증을 드리면 어떨까 생각해 담당 부서에서 검토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에는 박 시장이 응원석에서 시민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들도 올라왔다.
하지만 인천에서 주사를 맞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박 시장이 밤 늦게까지 야구 관람을 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자 박 시장은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한때 삭제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13일 열린 긴급회의는 시와 보건소 실무자들이 참석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박 시장이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며 "야구 경기 관람은 업무시간 이후였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